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이틀째를 맞이했다. 하지만 주5일제 등 노·사간 입장차가 여전히 커 조기 타결은 어려워보인다. 10일 오후 7시부터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진행된 교섭에서도 노·사 양측은 주5일제 문제에 발목이 잡혀 끝내 결렬됐다.
반면 파업이 장기화되면 노·사 모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아래 보다 실질적인 교섭에 임하기로 해, 11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본교섭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10일, 병원 노·사 주5일제 등 이견 못 좁힌 가운데 결렬**
노·사 양측은 10일 오후 7시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교섭을 재개했으나 끝내 결렬됐다. 최대 쟁점인 주5일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 5일제 사안은 노조측이 요구하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의료의 공공성 강화, 산별기본협약 체결 등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노·사 양측이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자세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주5일제는 단순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병원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을 통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 ▲인력충원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라는 공익적인 측면이 있다"며 "(병원측이 주장하는)인력 충원없이 하루 7시간 주6일 40시간제 도입과 일부 외래부서 토요 근무제 실시안은 환자 불편과 경영 악화를 빌미로 주5일제 도입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병오 병원협회 노사대책본부장은 "지난 의약분업이후 1년에 10%에 이르는 중소병원들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대로 토·일요일 연속 휴무하게 되면 병원의 수입감소는 물론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된다"고 말했다.
***병원노·사, 실질협상 의지 밝혀**
한편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부담을 의식한 듯 노·사 양측은 교섭 타결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교섭결렬 직후 브리핑을 통해 서로 진전된 협상안이 제출되면 절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국장은 "10일 밤부터 계속된 축조교섭에서 비록 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갔다"며 "11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제15차 본교섭에는 병원장들이 참석하기로 해 좀 더 진전된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협회 남일삼 고문도 역시 "양쪽이 기싸움을 그만두고 실질협상을 하자는데 합의하고 3개 특성별로 압축해서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해 끝내 진전이 없었다"면서도 "11일 본교섭에서는 지금보다 유연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사 양측이 파업 이틀째를 맞아 기싸움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의지로 읽혀 11일 오전 15차 본교섭이 주목된다.
한편, 노조의 이틀째 파업에도 불구, 노조가 응급실과 수술실 등 필수업무 인력을 유지하고 일부 병원이 파업 참가 노조원의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의료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적다. 그러나 노사 양측의 이견차가 여전히 큰 데다 노조가 11일 본교섭도 결렬될 경우 고려대 노천극장 농성과 함께 조합원 1만 5천여 명이 병원별 로비농성 등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나가기로 해 자칫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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