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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친미-친이 '3親 내각'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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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친미-친이 '3親 내각' 출범

국무위원 15명 면면을 뜯어보니…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 명단이 18일 발표됐다.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과 맞물려 있지만 각료 인사청문회를 위한 최종 시한이 이날로 다가옴에 따라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조각 명단을 발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각 명단을 직접 발표한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법 협상 결렬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 당선인으로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다. 국민 여러분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며 국무위원 명단 발표를 강행했다. 다만 정부조직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이날 발표는 현직제대로 발표됐다.

경제부처는 '친기업', 외교안보 부처는 '친미' 인사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이 당선인과 친분이 깊은 인사들이 사회문화 부처에 대거 발탁돼 '3親 내각'이라는 평가다.

강만수 경제팀이 이끄는 '친기업'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이 이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책임질 초대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강 내정자는 청와대의 곽승준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김중수 경제수석비서관과 함께 '규제완화'를 전면에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이 시장 중시와 규제완화 등 큰 틀의 경제철학에서는 일치하나 저마다 성격이 강해 원활한 팀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한 강 내정자와 곽 비서관이 종부세 문제에서 각각 '대폭 감면'과 '현행 유지'로 입장이 엇갈리는 등 일부 정책적 견해 차이도 있다.

강만수 내정자를 중심으로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실물경제와 산업부문 정책을 맡고 조만간 발표될 금융위원장이 금융부문 정책을 담당하는 구조로 '이명박 경제 진용'이 완성된다. 이윤호 내정자 역시 전경련 규제개혁추진단 활동을 주도하면서 6000여 개의 규제를 일일이 조사하는 등 대표적인 기업규제 완화론자다.

재계가 이미 경제팀의 인사들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힐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드라이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강 내정자는 한편 경제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은 물론이고 노동, 환경, 복지 등 사회부처와 공유되는 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발언권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명환-남주홍 중심의 '친미'

외교안보 라인은 남북관계에 보수적이고 한미관계에 중점을 둔 인사들로 구성됐다.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으로 내정된 김병국 고려대 교수가 친미성향으로 평가돼 이명박 정부 외교정책 전반의 '우향우'가 예상된다.

대외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외교부 장관에 임명된 유명환 주일대사는 35년간 직업외교관으로 외교 일선에서 활동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됐다.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대사, 아프간 문제 담당 대사 등 중동 국가와도 연이 깊고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5년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외교비서관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유 내정자는 한미관계를 외교의 기본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한미동맹론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차관을 역임하기는 했지만 대북포용 정책기조와 철학이 다른 성향으로 분류됐다.

장관직 명시 없이 국무위원에 임명된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더욱 강경하다. 남 내정자는 통일부장관 물망에 올라 있으나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상황과 맞물려 인수위가 원안대로 통일부 없이 조각명단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남 내정자가 "6.15 공동선언은 대남 통일전선 전략용 공작문서에 불과하다"며 "6.15식 통일은 통일이 아니다"고 주장, '한국의 네오콘'으로 불리는 인사라는 점에서 진보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이상희 전 합참의장은 국방부 정책기획국장과 합참 전략기획본부장-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지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1년간 연구원을 지내는 등 군내에서도 미국통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보수-친미 성향의 라인업으로 인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와 미사일 방어체제(MD) 참여 등의 민감한 문제에서 노무현 정부와 다른 외교안보 정책이 구사될 가능성도 있다.

親이명박 인사 대거 발탁

교육부(교육과학부) 장관에는 김도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당초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낙점됐으나 부인의 위장전입 문제가 스크린 과정에서 불거지면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전문가인 이주호 의원이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에 임명된 만큼 내각에는 과학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는 과학계의 건의를 따르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는 민감한 문제인 교육정책에 있어선 청와대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평가된다. 특히 이주호 의원이 영어교육 강화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김 내정자가 이를 제어할만한 전문적 식견과 정치력을 가졌는지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이 앞선다.

사회-문화-노동 분야에선 이 당선인과의 친분이 강한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문화부 장관에 임명된 연극인 유인촌 씨가 대표적이다. 20여년 전 이 당선인을 모델로 한 TV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주연을 맡은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어 연락하지 않아도 이 당선인이 그의 공연장에 올 정도로 각별하다고 한다. 그러나 유 내정자가 그동안 대운하 건설을 적극 홍보해왔다는 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여성각료로 환경부 장관에 발탁된 박은경 여성환경연대 대표 역시 대운하와 관련된 구설수에 올라 있다. 환경시민단체인 '환경정의시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으나 이 단체는 현재 한반도 대운하를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단체다. 대운하 반대 무마용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박 내정자 역시 이 당선인과는 서울시 녹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노동부 장관에 기용된 이영희 인하대 교수는 경제정의실천연대의 초대 상임집행위원장을 역임했고 대학에서 주로 노동문제에 대한 강의를 많이 했다. 지난해 이 당선인을 지지하는 사회단체인 선진국민연대 공동상임의장을 맡아 활동한데 이어 당선 뒤에는 정책자문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해왔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가 발탁됐다.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사회복지분야 자문위원을 맡은 인연이 있다. 그 뒤 지난 대선 당시 이 당선인을 지지하는 사회복지분야 인사 15만7000여 명과 '행복포럼'을 결성해 공동대표를 맡았고 이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에 적극 결합했다.

내치를 담당할 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 장관에 임명된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역시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호흡을 맞춘 인물. 2003년 경영기획실장에서 부시장으로 승진한 뒤 이 당선인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부시장 직을 같이 했다. 지난해 대선기간 중에는 이 당선인의 비선 캠프에 몸담아 정치권의 검증 공세에 대응했다고 한다.

김경한-정종환-정운천-이춘호 발탁도 눈길

한편 법무부 장관에는 김경한 전 차관이 내정됐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검찰 내 'TK 인맥'의 대부 격으로 통한다.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춘천지검장, 법무부 교정국장, 서울고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김대중 정부 시절 차관직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난 뒤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두산그룹의 사외이사로 영입되기도 했다.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 장관에 내정된 정종환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지난 2005년 고속철도 공사 논란 당시 천성산 구간 문제를 정면돌파한 인물. 지율 스님 등이 주도한 소위 '도롱뇽 소송'의 항고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정 전 이사장은 "지율 스님측과 환경단체도 국가장래를 보아 전폭적으로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27년간 교통행정 업무만 담당해 온 까닭에 그의 발탁을 의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운천 농림부(농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는 한미 FTA와 관련해 농가의 어려움을 일방적 보호보다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원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의중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개방은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대세다. 그에 대응할 역량이 없다 보니 자꾸 두려워하고 반대하게 되는 것"이라며 한미 FTA 국회 비준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지역 안배도 발탁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춘호 한국자유총연맹부총재가 여성부 존치를 전제로 국무위원에 발탁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내정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이력에도 불구하고 자유총연맹 부총재 직함에서 엿볼 수 있듯 구시대적 철학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등 정치색도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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