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최근 상황과 관련해 민주노총이 11일 처음으로 성명을 통해 공식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31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4개 조직 대표의 이름으로 기자 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들어간 지난 당 대회 이후에는 처음이다. (☞관련 기사 : 민주노총 "탈당 운운 협박…'조승수 신당파' 축출해야")
당 대회 직전의 기자회견은 신당파를 겨냥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비판의 칼날이 언론으로 향했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 뿐 아니라 <한겨레>, <경향신문> 등에까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의 고민을 오직 정파 대결로만 묘사"해 "민노당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민주노총의 성명 전문 보기 "보수언론들은 민주노동당 분열획책을 중단하라")
"조·중·동의 속 보이는 민노당 걱정, 가소롭다"
민주노총은 최근 민노당의 상황과 관련해 "진보정치의 성장통"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민노당의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진보정당 헐뜯기를 통해 진보정치의 싹을 자르려는 흑심을 노골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경제지를 꼽았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민주노동당에 대해 일말의 관심은커녕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노당 죽이기에만 열을 올리던 조·중·동이 최근 보여주는 관심은 민망할 지경"이라며 조·중·동의 "속 보이는 민노당 걱정이 가소롭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이들 언론들이 "이 틈을 이용해 당내 의견 차이를 '내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적대화하고 민노당에 대한 정당성 없는 매도를 일삼으며 민노당을 깨려고 혈안"이라는 것.
민주노총은 <조선일보>의 '간첩당', <중앙일보>의 '갈라서는 게 옳다', <동아일보>의 '주사파 동아리', '침몰하는 타이타닉' 등의 표현을 인용해가며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역할은 내팽개치고 보수수구세력의 대변지로 전락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민노당에 대한 보수언론의 관심은 민노당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민노당을 무너뜨림으로써 보수정치의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음모이자 민노당을 국민들과 떼어놓고자 하는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종북주의', 언론이 확대재생산할 뿐 실체 불분명하다"
민주노총의 불만은 조·중·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민주노총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일부 인터넷 언론까지 "당의 고민을 오직 정파 대결로만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 당을 사랑하는 10만 당원과 대중 조직의 수많은 노동자, 농민 등 민노당의 단결강화를 열망하는 민중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당내 갈등만 부각시키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
최근 민노당 논란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종북주의'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언론들이 이를 연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언론탓'을 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지난 민노당 당대회에서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에 대해 자주파가 수정안을 낸 것과 관련해 "(이 언론들이) 민노당의 분당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으로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당 대회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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