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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창(創)당? 창(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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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창(創)당? 창(昌)당?

[기자의 눈]昌과 함께 떠났다 함께 돌아온 '총재'

1일 창당 전당대회를 통해 본격 출범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자유선진당의 초대 '총재'가 됐다. 이회창 총재를 끝으로 당의 직함에서 사라졌던 '총재'라는 이름을 이회창 총재가 다시 불러낸 셈이다.

게다가 자유선진당의 당헌에 규정된 총재의 권한을 두고 '과거 제왕적 총재 중심의 정당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유선진당의 당헌 제23조 '총재의 지위와 권한'을 보면 그런 의심이 깊어진다.
제23조 (총재의 지위와 권한)

① 총재는 당을 대표한다.
② 총재는 다음의 권한을 갖는다.
1. 당무 전반에 관한 통할
2. 주요 당직자의 임면권
3. 추천된 각급 공직선거 후보의 결정권
4. 전당대회 및 중앙위원회에 대한 안건 제안
5. 당무회의 소집 및 주재
③ 총재의 권한에 관한 기타 필요한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

당헌에 따르면 당 내에서의 '핵심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공천권'을 총재 1인이 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기자가 공천권을 언급하며 "권한의 상당 부분이 총재에게 집중돼 있는 구조인데 너무 권한이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 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창당대회에서 초대 총재로 선출된 이회창 총재가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제왕적 총재 아니다"


이에 이 총재는 "과거 '총재' 이름을 가졌던 한나라당과는 정말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총재의 권한으로 돼 있는 부분도 최고위원회 협의나 당무회의 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며 "당 내 중론과 공론을 모아가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총재라는 모습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대신 "결단의 시기나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책임을 질 수 있는 총재가 결단 짓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도 곁들였다. 이 총재는 "당 내에서 너무 선출 선거를 자주하다보면 정당 민주화 요구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때로 100인 100색의 의견 충돌과 갖가지 백론이 백출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국민의 눈에 불안정하게 비칠 경우가 많은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어느 정도 당 내 의견 수렴 과정은 거치겠지만 중요한 결정은 총재가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총재'가 있었다면

최근 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공천권'이 없는 한나라당 대표(정식 명칭은 '대표최고위원'이다.)는 공천심사위 논의가 자기 요구와 맞지 않게 돌아가자 '대표직 사퇴'를 언급하고 당무에서 손을 뗐으며, 심지어 사무총장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사무총장은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의 현재 내분에 대해 "우리와 별개의 당이다.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듯하다. 만약 자유선진당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 총재는 어떻게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가. 자유선진당이 현재는 미니정당이지만 총선이 다가오고 공천 심사가 시작되면 분명 잡음이 발생할 것이다. 또 만약에라도 이 총재의 바람처럼 '제1야당'이라도 된다면 100인 100색은 아니더라도 50인 50색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대운하, 비정규직, 노사문제, 영어교육 등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많은 갈등 사안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민주사회의 성숙도는 갈등 조정 능력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100인 100론'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100인 100론을 잘 조정해 민주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 없는 것이 문제다. 혹시 자신의 냉철한 판결로 갈등을 단 번에 끝내버렸다고 생각하는 과거 법관 시절의 자신감 혹은 자만감이 바탕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본다.

이회창 '총재'의 정계은퇴와 함께 한국 정당에서 사라진 '총재'가 이 총재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과거의 제왕적 총재의 모습은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장담한 이 총재. 이제 첫 발을 내디뎠으니, 일단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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