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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회심의 역공'…공은 이명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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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회심의 역공'…공은 이명박에게

[분석]수면위로 떠오른 집권세력 '권력 갈등'

강재섭발(發) 폭풍이 한나라당을 휘감았다. 그동안 강 대표는 나름대로 이명박계와 박근혜계 사이에서 중재를 도모하는 행동으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 온 사람이다. 그랬던 그가 중재를 포기하고 배수진을 쳤다. 그것도 '약간 이명박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평가를 뒤로 하고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왜 일까? 그리고 강재섭발 폭풍은 한나라당의 지각변동으로까지 이어질까?

강재섭 노림수(?)

강 대표의 화살은 이방호 사무총장을 겨눴다. "이 당선인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간신 측근" 이 총장이 자신의 "뒤통수를 쳤다"고 했다. 김무성-강재섭-이방호 3자회동의 내용도 속속들이 까발렸다. 이에 대해선 이 사무총장이 다른 진술을 했으니 '진실게임'으로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곁가지다. 문제는 왜 강 대표가 이방호 총장을 쳤으며, "MB가 청소해야 할 여의도식 정치"라고 이 당선인에게 '읍참마속'의 칼자루를 들도록 요구했느냐다.
▲ ⓒ국회 사진기자단

이 총장은 여의도 장삼이사가 다 아는 이명박계의 당내 인사다. 게다가 공천심사위원이다. 토의종군을 선언한 이재오 의원의 바통을 이어 '박근혜계 숙청'의 악역을 담당할 거란 얘기가 파다했다. 박근혜계는 이 총장 너머로 이재오 의원과 이명박 당선인을 본다. 이 총장은 이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행동대장'이라는 인식이다.

이러할진대, 강 대표도 '행동대장 사퇴' 자체가 궁극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강 대표의 폭탄 발언은 적어도 당권 선거가 있는 7월부터 현재의 공천갈등을 역산한 결과일 수 있다. 당내 권력지형 관리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얘기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또 다른 인물, 김무성 최고위원의 공천 구제 여부는 여기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계의 좌장이다. 7월 당 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시 된다. 그러려면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배지로 살아남아야 한다. 강 대표의 '김무성 구하기'가 당규 해석의 문제나 김 최고위원 개인 구명 차원에 머물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강 대표 발언은 라이벌인 이재오 의원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이재오 의원 역시 7월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 이재오 의원의 당권 장악은 박근혜계는 물론 강 대표에게도 좋은 징후가 아니다. 이재오 의원, 강재섭 대표 모두 차기 대권을 도모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명박계와 박근혜계의 '황금비율'을 발판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강 대표로선 '김무성 공천 탈락→박근혜계 탈당과 한나라당의 이명박당화→이재오 당권 장악'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다.

'이명박 정치력'이 관건

이렇게 보면 강 대표는 적어도 현시점에선 박근혜 진영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그렇다고 이명박계가 강재섭 폭풍을 쉽게 일축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명실상부한 당 대표가 박근혜계의 손을 들어준 마당에 그를 내치는 건 박근혜계에 '정치적 명분'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당면한 목표가 '여대야소'임은 주지의 사실. 박근혜계의 탈당 엄포가 '명분'을 얻어 현실화되는 건 이명박 당선인으로서도 막아야 하는 일이다. 보수진영에 '박근혜당'까지 생길 경우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달성은 불투명해진다. 그래서 박근혜계를 '당 내에서' 고사시키려 해왔다. 공천 기준 논란은 이 목적에서 파생된 것이다.

공은 이명박 당선인에게 넘어갔다.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선택을 해야 한다. 이방호 총장을 내치고 박근혜계를 다독일 것이냐, 아니면 밀어붙일 것이냐다. 이 총장은 박근혜계를 향해 "당을 나갈 테면 나가라"는 뻣뻣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명박계 일각에서 나오는 "강재섭 사퇴" 주장도 강경하다. 대부분 감정적 반응이다.

이 당선인의 의중은 수습 쪽인 것 같다. 이 당선인은 1일 주호영 대변인을 통해 "원만히 잘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는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대화가 부족해서 의사소통 문제가 있으니까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힌트가 하나 더 있다. 이 당선인은 강 대표의 심야 기자회견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당선인이 강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20여 분간 통화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 대표는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강 대표의 정치적 발언권을 이 당선인이 용인해 준 것처럼 비쳐진다.

이렇게 볼 때 다음 수순은 이방호 총장의 사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오 의원이 토의종군을 선언하는 과정이 그랬다. '김무성 구제론'도 힘을 얻을 수 있다. 표면적으로 분출된 갈등의 선(先)봉합이다.

그러나 김무성 최고위원과 이방호 총장의 거취문제를 매듭짓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다. 이재오, 강재섭 등 신규 주자들 간의 경쟁의 신호탄이자, 권력 관리자인 이 당선인과 캐스팅보트를 쥔 박근혜 전 대표의 예민한 충돌 등 집권세력 내부의 '권력 갈등'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당장은 '힘 조절'을 하더라도 칼자루를 쥔 쪽은 이 당선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의회권력으로부터 국정운영을 뒷받침 받기 위해 한나라당을 '이명박당화'하려는 시도는 어떤 식으로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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