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부평 공장 옆 CCTV 철탑에서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부평역 근처 CCTV 철탑으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올라갔고, 24일에는 이들이 서울로까지 왔다. (☞관련 기사 : '새해'에 들떠있는 지금 당신의 이웃은…)
자신들의 일터인 공장 옆 CCTV에서 시작된 고공농성이 29일 째를 맞이하던 이날 오전, GM대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4명이 한강대교 아치 위에 올라갔다.
이들은 한강대교 북단 용산방향의 아치 위에 올라가 "GM대우는 비정규직 탄압 중단하라", "해고자 전원복직 쟁취하자", "이명박 당선인은 비정규직의 절규를 들어라"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의 기온은 영하 10도, 체감 기온은 영하 16도로 지독한 한파가 이어지고 있었다.
GM대우의 '무대응 전략' 속 확산되는 '하늘 시위'
GM대우비정규직지회는 이날 고공시위에 들어가며 "한겨울 이런 극단적인 투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GM대우 측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에서는 지난해 9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비정규직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35명의 조합원이 업체 폐업 등으로 인해 길거리로 내쫓겼다. 이들 조합원에 대해 신규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어 비정규직지회는 "노동조합 탄압을 목적으로 하는 부당 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 35명 가운데 4명의 조합원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결까지 받았지만 복직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청인 GM대우가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고공농성이 두 곳으로 확대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GM대우는 여전히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하청업체 사장들은 자체 회의를 통해 법적 처벌을 당하더라도 비정규직지회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가 이날 서울로까지 고공시위를 확대한 것은 이 같은 사 측의 '무대응 전략' 때문이다.
"이명박 당선인, 노동자만 법 지키면 기업 생산성이 오르나요?"
나아가 비정규직지회는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사 측이 비상식적으로 계속 막는 한,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노동조합 탄압을 지속하는 한, 어디선가 또 다른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구조적인 문제이자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비정규직지회는 "차기 정부를 책임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이명박 당선인이 하루 빨리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비정규 해법이 '경제성장'? 3년 흑자여도 해고하더라")
하지만 이명박 당선인의 생각은 이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 23일 한국노총을 찾아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는 '비즈니스맨 프렌들리'가 아니라 노동자와 기업인이 함께 들어 있다"면서도 "한국경제의 또 다른 축인 노동자가 생산성을 10~20% 높인다면 기업도 감동하고 노동자가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살리기'를 위한 노동자의 협력의 중요성에만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 : 한국노총 찾은 이명박 "'비즈니스 프렌들리'엔 노동자도 들어가")
비정규직지회는 "이 당선인은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을 주문하고 노동자에게 법과 원칙을 지켜달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현재의 GM대우 사태는 시대착오적인 노무관리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적대적 노사관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오히려 기업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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