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은 위험천만한 '한미FTA 비준 참주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의장 만나고 미국 재계까지 만나 '비준 통과' 촉구하는 전경련
반대 당론을 분명히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있긴 하지만 한미FTA 국회 비준에 대한 대통합신당의 애매모호한 입장은 국회 처리 전망을 마냥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최소한의 브레이크였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의 취임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재계도 새 대통령의 취임 등 최근의 변화된 상황을 틈타 조속히 한미FTA를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지난 14일 무역협회, 상공회의소, 은행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들과 함께 국회의장, 각 당 대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만나 "2월 임시 국회 내에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기존의 대통합신당의 모호한 입장을 '정리'해버린, "경제계에서 말하는 한미FTA 비준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에 백번 공감한다"는 손 대표의 발언은 이 자리에서 나왔다.
더욱이 전경련은 18일부터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재계협의회에서 비준안 통과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경련의 '묻지마 통과'에는 재계의 집단이기주의만 있을 뿐"
범국본이 전경련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재계의 이 같은 '여론몰이' 작업 때문이다. 더욱이 정권 교체기를 틈타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한미FTA가 국회에서 통과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범국본은 "'조기 비준'을 선동하는 전경련의 논리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과연 한미FTA 협정의 내용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들이 한 말들은 지난 2년 간 노무현 대통령, 김현종, 김종훈 등 '묻지마 한미FTA'의 주범들이 '히틀러식 선동술'을 따라 끊임없이 단순 반복했던 그 거짓말들"이라고 주장했다.
"협정 발효가 지연되면 한미FTA의 경제효과 실현이 지연되고, 우리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 "미 의회 비준이 불투명하므로, 우리가 먼저 비준해 이를 압박해야 한다", "한미FTA에 따른 우리의 기대이익이 미국보다 훨씬 크다" 등의 발언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
범국본은 "거짓말도 반복하면 진실이 되냐"며 "이들이 내밀었던 '장밋빛' 근거 자료는 협정 강행타결 직후 나온, '통계'라는 이름의 '숫자 뻥튀기'에 불과했음이 이미 낱낱이 밝혀졌다"며 한미FTA 비준을 촉구하는 이들을 공격했다.
범국본은 "진실이 이러함에도 그저 묻지 말고, 검증하지 말고 통과시키라는 전경련의 주장에는 국민의 삶이 나빠지건 말건 제 배 불리기에만 바쁜 집단이기주의만 있을 뿐"이라며 "나라의 주권을 훼손하고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망국협정인 한미FTA는 국회에서 한 자 한 자 철저히 검토돼야 하며 그 검토의 결과로 전면 무효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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