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당 첫 발…"제1야당 노린다"

충청권 다지고, 수도권 노리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끄는 자유신당(가칭)이 1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고 창당 작업에 속도를 붙였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신당과 충청권이 아킬레스건인 이명박 당선인 및 한나라당의 총선 경쟁의 신호탄이다. 자유신당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보수 분열의 고착화 여부가 판가름된다.

"보수 대 보수 양강구도 돼야"

이 전 총재는 발기인대회에서 "오늘 신보수주의의 횃불을 들었다"며 "기존의 명망가 중심의 독과점적인 정당의 틀을 깨고 미래사회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다원적 조화를 이루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또한 "보수끼리 경쟁상대가 있어야 하고 정국을 푸는 데도 보수 내에서 견제, 감시하는 것은 국민에게 안정감을 준다"며 한나라당과의 보수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 대 보수의 양강구도가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건전한 구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0일 오전 (가칭)자유신당 창당발기인대회가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창당작업을 총책임질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임명된 강삼재 전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신뢰를 많이 잃었고 한나라당의 1당독주 체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은 자연스럽게 대안세력을 찾게 된다"며 "자유신당이 비전을 제시하면 자연스럽게 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충청에만 기반을 둔 정당은 안 되도록 하겠다"며 "제1야당을 노리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두 자릿수 의석을 차지하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신당은 당장은 '충청권 단속'에 진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충청권 의원들을 조기에 합류시키는 게 단기적 목표다.

이와 관련해 통합신당 오제세(청주 흥덕갑)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과연 신당을 계속해야 할지, (대선 때) 충북의 민심이 이회창당에 좀 더 높게 나왔기 때문에 민심을 따라야 할지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충청지역 의원들 중 절반 정도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청권의 김종률 의원 역시 통합신당과 자유신당의 총선 연대를 주장해왔다. 자유신당에 결합한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이들과의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구열린우리당 내부에도 보수노선을 지향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요즘도 수시로 만나 노선이 같으니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오간다"고 말했다.

충청도 지역당이라는 비판에 대해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는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은 세계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나 자유신당은 전국적 발기인 참여를 통해 지역기반과 전국기반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신당은 11일 창당준비위를 구성, 시도당 창당작업을 거친 뒤 이달 31일이나 내달 1일 중앙당을 창당하고 국민중심당과 신설합당을 선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