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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드라마, 어떻게 보셨습니까?

[TV와 수다] 2007년 드라마의 어떤 경향들

매해 연말 밤에 텔레비전을 켜면 온통 시상식이다. 시상식이라고는 하지만 '완전 경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도 잘 해보자는 '방송사 축제' 혹은 '쇼', 그도 아니면 '자사 송년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나눠먹기'니 '전파 낭비'니 많은 비판이 있지만, 시청률은 20%를 전후하고 연말 연예 기사는 온통 시상식 관련으로 꾸며지니 사회적 관심도도 높은 편이다.

드라마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에미상' 같은 진정한 의미의 '시상식'이 생기면 달라지겠지만, 그 전에는 사이좋게 상을 나눠먹고 서로서로 덕담하는 모습을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자기만족적인' 방송사 시상식이 한 해 드라마 경향을 잘 정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는 시청자 나름대로 개인적인 최고, 최악을 뽑을 테고 평론가는 평론가대로 분석을 쏟아내고 있으니, 나도 차려진 밥상에 밥숟가락 하나 정도만 더 얹어보겠다.

2007년은 분명 한국의 드라마가 질적으로 도약한 시기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유례없이 많이 등장했고 사회의 취향 다변화를 만족시킬 만큼 다양한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매년 연말쯤 한 번씩 해보는 '올해의 드라마'니 '드라마 베스트 어쩌고' 리스트를 만드는 게 어느 해보다 어려울 정도로 작품성 높고 의미 있는 드라마들이 많았다.

<하얀거탑> 등 '장르 드라마' 정착
▲ ⓒMBC

올 한 해 한국 드라마의 특징 중 첫손에 꼽을 만한 것은 '장르' 드라마의 정착이다. 한국의 드라마는 일상의 대소사를 중심으로 사회적 이데올로기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경향이 강했다. 스토리텔링 자체에 집중해 내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장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의 주류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초 <하얀 거탑>에서 시작된 완성도 높은 장르 드라마의 등장은 <외과 의사 봉달희>, <히트>, <마왕>, <개와 늑대의 시간>, <얼렁뚱땅 흥신소> 등으로 이어졌다. 의학 드라마, 수사물, 심리 스릴러, 느와르, 모험물 등 장르 형태도 다양했다. 이런 경향은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라 불리는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는 시도인 동시에, 방송통신 융합과 눈앞으로 다가온 방송 시장 개방에 대비한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의 '상업적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상업적 실험'은 사전 제작과 시즌제라는 미국식 제작 시스템 도입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KBS는 2006년 일련의 4부작 드라마를 통해 시도했던 사전 제작을 좀 더 발전시켜 8부작 <한성별곡 正>을 100% 사전 제작으로 만들었다. 16부작 <얼렁뚱땅 흥신소> 역시 100%에 가까운 사전 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MBC는 오랜 역사의 <베스트 극장> 포맷을 <옥션 하우스>라는 시즌 형태로 바꾸는 실험을 했다. <옥션 하우스> 후속으로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를 비롯한 몇 편의 시즌 드라마를 방영한 후, 가장 반응이 좋았던 드라마를 시즌제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사전 제작과 시즌제에 대한 시도는 점점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2008년에도 한국 드라마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이러한 '미드식 실험'은 지상파 보다는 케이블 방송에서 좀 더 뚜렷한 성과를 냈다. 70% 정도를 사전 제작한 MBC 에브리원의 <별순검>은 케이블로서는 놀라운 시청률 4%를 넘나드는 대성공을 거두며 내년 7월을 목표로 두 번째 시즌 제작에 들어갔다.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는 두 개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세 번째 시즌 방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채널CGV의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대규모 제작비, 영화 스텝 고용, 사전 제작 등을 통해 미드 방영권 수입을 넘어 자체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케이블 채널의 노력을 보여준다. OCN의 <메디컬 기방 영화관>, <직장 연애사>, tvN의 <로맨스 헌터> 등은 지상파에서 다룰 수 없는 소재를 이용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미국 케이블 방송사의 전략을 한국에서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드식 장르 드라마와 제작 시스템이 얼마나 '상업적'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완성도만으로는 올해 최고라 할 수 있는 <하얀 거탑>,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의 장르 드라마는 생각만큼 시청률이 높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의 질적 도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재의 다변화, 기획의 참신함, 뛰어난 대본과 연기, 높은 연출 완성도 등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얼렁뚱땅 흥신소>는 평균 4%도 안되는 시청률로 말 그대로 '처참한' 상업적 실패를 맞이했다.

완전 사전 제작으로 사극 최고의 완성도를 이룬 <한성별곡 正> 역시 '마니아 시청층'을 만들어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연초의 <주몽>과 중반의 <쩐의 전쟁>, 후반의 <태왕사신기> 등은 그 완성도에 대한 거듭된 비판과 '쪽대본'이라는 고질병의 재현에도 불구하고 각 시기별로 가장 높은 상업적 성공을 이루었다. 이러한 현상은 젊은 세대에 불고 있는 '미드 열풍'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분석과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드라마 시장과 시청자의 수용 성향 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드라마도 '블록버스터' 시대
▲ ⓒMBC

한국에서 미드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 다르게 범 아시아적으로 여전히 위세를 떨치는 '한류'는 한국의 드라마 제작 현실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수십 억, 수백 억대 드라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정점에 430억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태왕사신기>가 있다. 배용준이라는 한류 스타는 웬만한 영화 7편을 만들 수 있는 자본을 드라마 한 편에 쏟아 부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냈다. 60억 이상이 투입된 <에어시티>, 120억 가까이 투자된 <로비스트> 등의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도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다. 하지만 <태왕사신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업적 실패와 완성도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음을 생각해보면 블록버스터가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작품들의 거듭된 실패와 달리, 기존의 한국 드라마 특성을 세련된 방식으로 재창조한 작품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은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 구조를 답습하면서도 그것을 새로운 감수성으로 훌륭하게 재구성해 여름 내내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다. 불륜 드라마를 좀 더 세밀하게 파고들어 불륜을 만들어가는 '인간'과 그들을 괴롭히는 가부장제에 주목한 <내 남자의 여자>는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주말, 일일 드라마의 절대 강자 KBS는 가족 드라마의 거듭된 변주 끝에 상반기의 <행복한 여자>라는 구시대적 드라마를 청산하고 좀 더 밝고 경쾌한 가족 이야기를 보여주는 <며느리 전성시대>를 성공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시트콤이라는 형식에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선보이는 관습적 소재를 뒤섞고 비틀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끌어낸 <거침없이 하이킥>은 상반기 내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열렬한 지지를 끌어냈다. 이러한 드라마들의 성공은 글로벌 드라마 시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이라는 '지역성'에 어울리는 드라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국 드라마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로 드라마 주인공 계층의 다변화를 들 수 있다.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익숙해질 만큼 비정규직, 백수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의 사회 현실은 '원래 잘 나갔거나', '우연한 기회에 신분 상승을 이루어내는' 기존 드라마 속 주인공들과 구별되는 인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지만 '좋은' 드라마들

<메리대구 공방전>은 동네 슈퍼에 취직하기 위해 '전쟁'을 벌여야만 하는 20대 백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서울의 저개발 구역인 종로 변두리를 무대로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별 볼일 없는 인간들의 '보물찾기'를 보여준 <얼렁뚱땅 흥신소>는 장르적 쾌감과 별개로 사회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정교하게 들여다본다.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꽃 찾으러 왔단다>는 소위 말하는 '잘난' 인물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장의사, 동네 다방 주인, 백수 등의 인간 군상을 통해 사회에서 점점 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따뜻한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베트남 이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황금신부>나 살인 전과자 여성의 이야기인 <인순이는 예쁘다>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HIV 바이러스 보균자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보여준 <고맙습니다>는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는 매개가 될 수 있는 드라마의 순기능을 훌륭하게 제시하며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07년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쩐의 전쟁>의 경우, 사채 빚에 시달리다 사채업자가 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금나라(박신양 분)라는 인물을 통해 곪을 데로 곪아있던 사회 전반의 대부업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끌어내었다. 이를 통해 드라마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한국 사회 현실과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반영하는 한국적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쩐의 전쟁> 이외에도 몇몇 드라마들은 한국 사회의 특정 현상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시도했다.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사극열풍' 역시 과거를 통해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고 미래의 답을 예측하고 싶어 하는 사회 전반의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성별곡 正>,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이산> 등 '정조'를 다룬 드라마가 유난히 많았던 것도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를 열망하는 우리 사회 풍경의 단면이다. 특히, 통치자, 정치가, 상인, 소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회적 상황을 훌륭하게 묘사한 <한성별곡 正>은 대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드라마를 통해 사회적 논의를 던지려는 적극적 시도를 했다.

몇 년 째 지속되고 있는 우리 사회 독신 비혼 여성들의 삶을 다루는 드라마는 올해도 <달자의 봄>, <9회말 2아웃>, <칼잡이 오수정>이라는 이름으로 어김없이 등장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가 기존의 '노처녀' 재현을 약간 '변형'하는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 케이블에서 방영된 <막돼먹은 영애씨>는 전형성에 어느 정도 벗어나 '혁신'을 선보였다. 사랑 보다 일이 중요하다 주장하다가도 결국 사랑으로 방향을 트는 지상파 드라마의 보수적 여성 재현은 <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영애(김현숙 분)와 그녀 주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부서진다. 이 드라마는 성희롱 하는 남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능력 보다 외모에 가치를 두는, 여성에게 '정글' 같은 남성중심 사회를 비틀고 뒤집으며 독신 비혼 여성의 삶에 대한 새로운 재현을 보여주었다.

사교육 열풍의 교육 현실을 반영한 <강남엄마 따라잡기>와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 형성에 대한 유쾌한 풍자였던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야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들이다.

▲ ⓒMBC

드라마를 통한 담론의 가능성


<커피 프린스 1호점>은 지금 이 사회 여성들이 남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욕망을 섬세하게 반영하고 재현한다. 주로 시선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이 시선의 '주체'가 되어 남성을 바라보고 욕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여성 욕망에 대한 의미 있는 담론들을 사회적으로 만들어냈다. 이 드라마는 사회적 현실과 욕망의 반영과 재현, 그리고 역으로 사회에 그것을 하나의 의미 있는 담론으로 퍼뜨릴 수 있는 드라마의 가능성을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잘 보여주었다.

남북 합작 드라마 <사육신>의 제작, 방영과 사회적 무관심은 작품 외적 측면에서 달라진 사회상을 반영한다. 남한의 자본으로 '서울말을 구사하는' 북한 배우를 캐스팅해 드라마를 만들고 그들을 텔레비전에서 보게 된 것은 북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 변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과거였다면 '경천동지할'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1%대의 '애국가 시청률'과 더불어 전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변화한 북한의 위치를 짐작하게 한다.

한국의 드라마 시장은 '뻔한 것' 같으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 <커피 프린스 1호점> 등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나, 과거 흥행 공식이 모두 모인 <에어시티>, <로비스트>의 '참사'는 드라마 수용층을 손쉽게 예측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관습적 이야기를 성의 없이 반복한 <사랑에 미치다>, <푸른 물고기>, <못된 사랑> 등의 드라마는 시대를 주름잡았던 톱스타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크게 실패했다. 반면, 여전히 '뻔한 이야기'의 동어반복인 <행복한 여자>, <하늘만큼 땅만큼>의 큰 성공은 출연 배우나 화제성과는 별개로 세대, 계층에 따라 드라마에 원하는 바가 다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만큼 한국 드라마 시청자의 욕망은 사회적 위치와 취향 등에 따라 좀 더 세밀하게 분화되고 있으며 점점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의 가속화나 방송 시장의 개방, 글로벌 드라마 저변 확대 등의 드라마를 둘러싼 산업적, 사회적 변화는 드라마 작품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드라마 완성도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고, 필연적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전 제작이나 시즌제 정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미국처럼 외주 제작사에서 방영권 확보 없이 완전 사전 제작하여 방송사에 '판매'하는 시스템이 조금씩 시도되고 있으며(내년 방영예정인 <비천무>) '한류'와 연계되어 드라마 제작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진' 시스템에 대한 논의와 '규모의 경제'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의 제작 환경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하는 방송환경,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

연말의 몇몇 스캔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입방아에 오른 '쪽대본'이 횡행하는 제작 환경에서, 한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작가의 초인적 대본 집필 능력과 연기자의 빠른 대본 흡수력, 그리고 연출자의 유연한 상황 대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올 한 해 가장 화제를 모은 430억짜리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이런 한국의 드라마 제작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글로벌 '대' 자본을 끌어들이고 제작 준비에만 3년이 걸린 드라마가 당일 방영분 편집을 끝내지 못해, 방송사에서 직전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20분가량 늘린 것은 코미디 그 자체인 동시에 한국 드라마의 산업적 후진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제작 환경의 개선 없이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보호할 수 없으며 그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드라마에 끊임없는 잠재적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사회가 변했고 사람도 변했다. 더 이상 국내 드라마끼리 경쟁하던 '안전한' 상황을 기대할 수 없다. 자칫 잘못 하면 외주 제작사, 심지어 방송사까지 글로벌 자본에 넘어가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다(계속되는 민영화 논의는 사회 전반에 독이나 다름없다). 급격한 산업의 변화와 동시에 대중은 다변화 하고 있다. 과거처럼 평균 시청률 50%를 넘나드는 '국민 드라마'가 나오기는 힘들다. 이제 제 시간에 '본방(본 방송)'을 보는 것은 열성 팬들이 '사수'를 외쳐야 하는 일이 될 정도로 드라마 시청 방식 자체가 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청률 조사에 목을 매며 다양한 시청 욕망을 '수치'로 단순화시키는 기존의 '편협한' 태도는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다.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사회의 변화와 인간의 욕망을 좀 더 세심하게 반영하려는 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질적으로 높인 2007년의 성과를 좀 더 발전시켜,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고 의미 있고 이야깃거리가 있는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런 드라마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면 연말의 재미없는 시상식 따위, 충분히 견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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