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강원도 원주하면 나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주도했던 한살림운동이 떠오른다. 생명사상에 바탕을 둔 한살림운동은 유기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환경운동과 생활협동조합 운동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었다.
아무도 생명사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때, 장일순 선생은 원주의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협동조합운동과 한살림운동을 벌이며 원주를 협동조합의 도시로 만들었다. 물론 장일순 선생의 공만은 아니다. 지학순 주교를 비롯해 많은 진보적 지역인사들과 활동가들은 원주를 민주화의 도시로, 또 협동조합운동의 도시로, 그리고 한살림운동의 도시로 만들었다.
장일순 선생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뿌린 밀알은 여전히 원주에 든든히 자리 잡고 있다. 원주는 한살림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의 모태로 여전히 남아있다. 원주에 협동조합협의회가 구성되고, 그 산하에 각기 다양한 성격의 협동조합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최정환 원주협동조합협의회 이사장을 통해 원주의 협동조합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들어보자.
"원주는 아주 특별한 도시입니다. 원래는 군사도시였는데 경기도에 3군 사령부가 생기면서 2군사령부가 있는 원주가 축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권운동과 재야운동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학순 주교, 장일순 선생, 그 후에 김지하씨 등이 운동의 맥을 이어갔습니다.
원주는 협동조합의 도시입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보니 너무 불쌍한 사람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 분들을 조금씩 도와주기 위해 장일순 선생, 지학순 주교가 협동조합운동을 시작했고, 원주에서 나간 분들이 신협을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협동조합이 많을 때는 84개까지 되었습니다."
최정환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서민들이 금융권에서 돈 빌 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기 때문에 서로 공생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협동조합은 강원도 지역의 든든한 경제적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IMF 때 원주의 협동조합도 된서리를 맞았다. 원주의 인구가 20만 명이 넘을 때 원주에는 21개의 협동조합이 있었다. 그러나 IMF 이후 13개로 줄었다. IMF이후 상권이 죽고 대출금이 회수가 안돼 부실조합이 많아졌기 때문이었다. 지금 남아있는 협동조합은 어렵지만 서로 도와가며 조합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것은 원주시민들의 든든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최정환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밝음신협은 570억 원 정도의 자산과 24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만50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작은 돈을 출자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협이 하는 사업 중에서 직원들이 직접 다니며 신협 예탁과 대출을 하는 파출팀이라는 게 있습니다.
말하자면 움직이는 은행인데 파출팀을 운영하니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관계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조합원 집에 가서 돈 통에서 돈을 꺼내 파출팀이 직접 기입해놓고 오기도 합니다."
협동조합의 근간은 조합원이다. 그리고 조합과 조합원간의 믿음이 없으면 협동조합은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강원도 원주는 협동조합의 오랜 역사만큼 원주 시민들과의 신뢰를 쌓았고, 그 결과 협동조합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게 되었으리라.
또 하나, 원주의 협동조합은 서로서로 도와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원주협동조합협의회에 가입한 협동조합은 모두 12개로, 이들 조합은 서로를 도와가며 원주를 협동조합의 도시로 확고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최정환 이사장의 말이다.
"협동조합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운동협의회가 구성되었고 지금 12개가 가입해 있습니다. 원주한살림협동조합, 원주생산자협동조합, 남한강 삼도생활협동조합(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합수머리 인근의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총회도 삼도에서 돌아가면서 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긴 노인생활협동조합(노인 일자리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성공회 나눔의집, 천주교 생활후견기관, 대안학교를 하고 있는 작은학교, 공동육아협동조합, 상지대의 대학생활협동조합, 그리고 의료생협 등이 주된 회원입니다.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카드를 결제하면 일단 밝음신협으로 들어왔다가 나갑니다. 우리 조합 통장갖기 운동을 하는데 다른 협동조합이나 사회단체들이 모두 밝음신협과 금융거래를 함으로써 우리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한살림이 생산된 물건을 팔 때, 그리고 원주생협에서 친환경쌀을 팔 때 밝음신협이 그것을 삽니다. 김장할 때는 그쪽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배추를 가지고 합니다. 이렇게 상호 지원하면서 살아가는 도시가 원주입니다."
시민참여형으로 만들어가는 의료기관, 의료생협
원주의 협동조합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먼저 한 것은 원주가 가진 발판, 즉 협동조합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시민들의 신뢰, 그리고 협동조합의 오랜 역사 등을 알아야 앞으로 얘기하게 될 의료생협에 대한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원주의 협동조합 중 하나인 의료생협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주의 협동조합이 그동안 걸어온 길, 그들이 쌓아온 신뢰, 그들의 고민 등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의 도시답게 원주에는 원주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이라는 색다른 협동조합이 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병원에서 행하는 의료서비스에, 혹은 의사의 태도에, 혹은 진료방식에 불평을 해보지 않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내 몸이 아파서 돈을 지불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지만, 때로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기도 하고, 의사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처방을 내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의사를 만났지만 진료시간이 고작 몇 분밖에 안 되는 경우도 있었을 게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불만을 가진 이가 많을 것이다.
의료생협은 바로 그런 불만에서 출발한다. 의료서비스가 주체가 시민이 되어야 하고, 의료서비스의 민주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의료생협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이다.
"어느 시민운동도 마찬가지지만 의료생협도 시민참여형으로 시민이 주인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의료 안에서 시민의 힘을 축적해보자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하여 민주주의가 성취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최혁진 원주의료생협 기획이사의 말이다. 이 말 속에 의료생협의 목표가, 그리고 의료생협이 갈 길이 모두 담겨있다.
대전의료생협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원주의료생협은 현재 설립된 지 6년째다. 의료생협이란 게 낯설었던 시절, 원주의료생협은 시민의 힘으로 좋은 의료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협동조합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원주의료생협은 두 가지 원칙을 지켜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료라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인데 지금 시대는 의료가 상품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바로 그 점에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고, 의료의 본질에 집중하자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죠.
또 하나는 의료가 전문가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민의 건강이 좋아지지 않고 있고, 미국의 경우는 의료가 너무 상업화로 치달아 저소득층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못 받고 있습니다. 의료를 전문가만의 영역 안에 가둬놓지 않고 시민의 힘에 의해서 보건문제가 다루어질 때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의료라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고, 모든 이들이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은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그다지 잘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최혁진 기획이사의 말처럼 의료가 너무 상품화되어 있어서, 그리고 전문가만의 영역 안에 가둬놓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의료생협은 그 두 가지 원칙 때문에 힘든 길을 걷고 있다.
함께할 의료인을 찾기 어렵다-일본의 민주의료연합 같은 조직이 우리도 필요하다
원주의료생협은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 등 2개의 병원을 운영 중이다. 1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출자해 만든 이 병원은 원주의료생협의 목표를 실험하는 장(場)이다. 그 실험은 환자와 일상적인 얘기를 하며 친절하게 진료를 하는 소소한 일부터 시작해 항생제 처방을 줄이는 일까지 모든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혁진 기획이사의 말을 들어보자.
"진료 자체를 놓고 볼 때는 항생제를 적게 사용하려고 하는데 작년의 항생제 처방율이 10.3%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적절하다고 권고하는 것이 10%이니까 우리는 그 기준을 맞춘 셈이죠.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율이 50% 내외나 됩니다. 그만큼 항생제가 과다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또 한 가지 세운 내부원칙은 진료의 수입보다 적정진료를 지켜가자는 것입니다.
의사 한사람이 볼 수 있는 환자의 숫자에 대한 것인데 적정한 환자수를 넘어서면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료인을 늘여야 됩니다. 양방의 경우는 최대한 50여 명을 하루에 진료하는 것으로 합니다. 50명을 넘어서면 오진율도 높아지고 충분한 상담시간도 못 가지게 마련입니다. 한방의 경우에는 35명을 최대한으로 봅니다. 그 이상 늘어날 때는 의료인을 확충하자고 합니다. 이런 원칙을 지켜가면서 의료생협의 생존을 지키는 것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진료시간을 늘이고 항생제 처방을 줄이는 것은 의료생협의 목표와 부합되는 것이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안겨준다. 우선 진료시간을 늘이는 것은 의료인을 더 구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문제는 의료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민주의료연합이라는 그룹이 있어서 의사, 간호사, 보조원 등이 5만 명 정도 있습니다. 또 여기에 소속된 기관이 1500개나 되는데 그 가운데 1200개가 협동조합의 형태입니다.
한국은 이런 조직도 없고 그런 의료기관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파트너십을 가진 의료인을 찾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또 의료인들이 오랜 시간동안 상업화된 의료기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시민과 공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의료인 구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환자들과의 교감이다. 항생제 처방 혹은 약 처방에 익숙한 환자들은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는데 불만을 가진다. 의료생협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갔더니 주사도 안 놔주고 잘 낫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항생제 처방이 능사는 아닌데 그것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병원가면 무조건 주사 맞고,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설득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최혁진 기획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소신껏 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을 찾는 것도 힘들고 함께 공감하는 시민그룹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 쪽으로든 보건의료의 포지션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단체에서는 공공보건이라고 하면 국가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또 어느 쪽에서는 시장의 관점에서만 보고 시민중심의 제3섹터의료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지점 가운에 의료생협이 놓여있습니다. 경계에 서있는 것이죠. 앞으로 의료생협은 상업화의 유혹을 거부하며 배고픈 기간을 많이 견뎌내야 할 것입니다."
찾아가는 의료시스템을 만든다 - 반경 5백 미터마다 진료소를…
-단순한 의료만이 아니라 의료와 주민 민원모두를 해결하는 토탈서비스 제공을
의료생협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저변도 확대하고자 한다. 일명 찾아가는 의료시스템을 확대하는 것인데, 반경 500미터 이내의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건강센터를 만들고, 그 이상이 되면 진료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진료소를 단순한 진료소 개념이 아니라 주민건강센터로 규정합니다. 반경 500미터 이내의 주민들을 상대로 하고 그 이상이 되면 진료소를 여러 곳에 만들자는 것입니다. 반경 500미터의 의미는 노인 걸음으로 10분 걸리는 거리입니다. 고령자가 10분 걸려 찾아올 수 있고 응급상황에서는 우리가 곧바로 방문할 수 있는 거리가 500미터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는 것은 치료받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는 공간, 그 반경안의 주민들을 이웃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원주시민사회단체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협동조합협의회에 참여한 것도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다양한 주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장애인기관이나 여성단체 등 다양한 단체에 주민들의 문제를 인계하고 소개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되는, 이른바 마을 반경 안에서의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간병사업단, 그리고 워커즈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그 뿐 아니다. 의료생협은 보건과 건강에 관련된 일자리창출도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간병사업단이다. 4년째 운영해온 간병사업단에서는 현재 2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간병사업단을 만든 것은 시민의 힘을 키운다는 목표를 밖이 아닌 의료생협 내부의 문제로 인식한 결과다.
노동, 자본의 소유, 경영이 하나가 된 기업체, 즉 노동자가 기업의 소유자가 되어 경영에 참가하는 사업체인 워커즈콜렉티브 제도를 도입한 것도 그 이유다. 그 결과 간병사업단은 각자가 투자하고, 철저히 자주적인 관리를 하는 사업체로 탄생했다. 현재 간병사업단의 대표는 의료생협의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율적으로 간병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의료생협 안에는 또 다른 교육 워커즈콜렉티브가 운영되고 있다. 김용우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지역농업위원장의 말이다.
"협동조합들간의 네트워크가 있는데 이것을 기반으로 시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협동조합도 경제사업을 하다보니 자칫하면 전문가주의에 빠질 수 있고, 그 결과 경제주의와 관료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조합원 참여로 극복하자는 취지로 만든 게 교육 워커즈콜렉티브입니다. 현재 교육워커즈컬렉티브는 협동조합협의회의 매거진 '원주에서 사는 즐거움'을 만들고, 시민단체 회보들도 만들고 있습니다. 민우회지, 의료생협회지도 만들고 활동가들의 명함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이 교육워커즈컬렉티브의 교육팀에서 하는 일인데 또 다른 교육지원팀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 지역아동센터의 교육지원도 나가고 YMCA 방과후학교에도 나갑니다. 그리고 문화기획팀이 이벤트, 행사를 진행합니다."
앞으로 할 일은 무궁무진
-재정적 어려움, 보건의료단체와의 간극, 정치권의 몰이해라는 장애물이 과제
현재 의료생협은 재래시장 안의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방문간호를 나가고 있다. 그와 함께 재래시장의 주민생활환경조사를 해서 어떤 건강문제와 복지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1300가구를 조사했고 지금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노동보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근로환경이 좋지 않은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내부적으로 학습모임을 가지고 민주노총과 교류를 가지면서 근로자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관심이 높지 않은 노동보건이나 노동건강에 의료생협이 관심을 기울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혁진 기획이사는 이처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었다.
"일본은 중산층이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어 조합원으로부터 충분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의료생협이 일본 진보진영의 큰 과제로 떠오르면서 민주적인 의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공산당과 민주당 등 모든 정파들이 각자 추진해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의료생협과 보건의료단체들이 함께 하지를 못했습니다. 보건의료단체는 보건의료를 국가가 책임져야지 시민사회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국가가 제대로 못하는 측면에서는 시민들이 나설 수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으로 보건의료단체와 접점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의료인을 양성해야겠다는 생각에 의료인의 한일교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팔이나 방글라데시에 한국과 일본의 의료인들이 공동으로 의료봉사를 나가서 어려운 나라의 실정을 보고 의료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의료생협을 국가 공적 의료시스템의 보완책으로
-민간 제3섹터형 의료시스템과 정부의료기관의 거버넌스
최혁진 기획이사는 사이비 의료생협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일반인이, 특히 지역 유지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의료생협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에서 의료생협을 완전히 없애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의료생협이 공적 보건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노무현 정부는 도시형 보건지소를 전국에 짓겠다고 공약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지된 상태입니다. 하나 만드는데 너무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큰돈을 들여 보건지소를 짓기보다는 지역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 의료생협과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면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계층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면 재래시장 상인들은 보건소를 이용하지 못합니다. 한 두 시간 자리를 비우고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도시는 의료과잉사태가 일부 있지만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에는 병원이 너무 멀리 있습니다.
거기까지 찾아갈 차비가 없어 포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행정관리들은 이런 어려움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의료생협은 재래시장 한가운데 있으니 함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3섹터기능을 통해서 공적 의료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도시형보건지소 만드는데 3억5000만 원은 기본으로 들어가는데 오히려 의료생협을 통해 그 시스템을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보건시스템의 보완. 원주의료생협은 그런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 꿈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진정한 의료서비스를 행할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에서 의료생협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면담일시- 2007년 8월 16일 면담인사- 최정환(원주 협동조합협의회 이사장) 면담장소-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122 밝음신협 이사장실 ------------------------------- 면담일시 - 2007년 8월 17일 면담인사 - 최혁진(의료생협 기획이사) 김용우(원주협동조합협의회 지역농업위원장) 면담장소 - 원주시 중앙로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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