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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의 영화로 작금의 한국 정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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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의 영화로 작금의 한국 정치를 생각하다

[특집] <로스트 라이언즈>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인터뷰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약 1년 남짓 앞둔 시점에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영화 <로스트 라이온즈>는 정작 미국 대선보다는 국내 대통령 선거에 대한 많은 함의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각 대선 주자들이 얘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정의의 실현이 지닌 진정한 의미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을 위한 국민 각자의 실천적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진심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고담준론의, 언뜻 매우 난해하고 지루한 작품인 것처럼 보여도 영화 후반부쯤 새삼 머리를 각성시키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적어도 정치에 있어, 지금 시대에는 정치인들보다 할리우드의 감독과 배우들이 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은 과연 어떨까. 충무로는 과연 어떨까. 이 영화를 만든 로버트 레드포드가 뉴욕타임스 등과 가진 인터뷰를 발췌해서 싣는다. - 편집자
. "미스터 선댄스, 워싱턴에 돌아오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로버트 레드포드(71) 감독의 신작 <로스트 라이온즈>를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들어 영화배우, 감독보다는 선댄스영화제 총책임자로서 독립영화 살리기에 힘을 기울여온 레드포드가 정통 정치물로 영화계에 컴백한 것을 환영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로스트 라이언즈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 있는 레드포드의 작업실 풍경을 묘사하며 "그의 책상 뒤 게시판에는 이라크전을 신랄하게 비판한 신문 칼럼들이 오려붙여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장에서는 레드포드가 대문자로 크게 쓴 '당혹감, 책임감, 슬픔' 등의 단어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레드포드 자신은 <로스트 라이온즈>가 반이라크전 영화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전영화라기보다는 오늘날 미국이란 국가가 어디로 가고있는가에 관해 생각해보는 영화란 것이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과연 6년 전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레드포드가 북미개봉(9일)을 앞두고 뉴욕타임스 등 각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를 종합한 것이다. - <로스트 라이온즈>는 여러 이슈들을 제기하는 영화다. 하나같이 답을 내리기 어려운 것들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다 보고 극장 밖으로 나왔을 때 스스로 어떤 질문을 제기하길 원하는가.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이슈들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슈들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지난 6년간 과연 무슨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던가에 대해 보다 폭넓고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미국) 언론, 정치 그리고 교육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 그리고 우리가 하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 - 구체적으로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는가. "우리를 자꾸한 여러 번 반복해서 같은 지점에 이르게 하는 요인들은 과연 무엇일까란 점이었다. 어떤 행동패턴같은 게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세월을 지나보면, 11살 때 매카시즘 광풍이 불었고, 청년시절엔 워터게이트사건,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있었고, 지금은 이라크, 아프간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살펴보노라면 하나로 꿰뚫는 실, 하나의 사고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승리하는 것, 파워를 갖는 것이 전부다"라는 사고방식 말이다. 그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닉슨을 봐라. 그리고 지금의 부시를 봐라."
로스트 라이언즈
- 특히 이번 가을시즌에 이라크전과 아프간 전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개봉됐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별로 없었다. 왜 그렇다고 보나.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불행한 일이다. 바로 그런 현상 자체가 지금 우리(미국)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전쟁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있다. 사실 이 영화가 단순히 전쟁에 관한 것이기만 했다면, 개인적으로 별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준비중인 다른 영화들도 있었고. 이라크전에 관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많이 제작, 개봉됐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마이클 타너핸(<킹덤>의 작가)이 쓴 대본을 읽었을 때, 교육과 언론, 정치, 군대 등의 주제가 각각 별개의 스토리로 전개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예술이나 엔터테인먼트가 오늘날 대중의 양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내 일부분은 (예술의 역할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앨 고어의 영화(<불편한 진실>)의 경우, 벌써 25년 전부터 이슈화됐던 (지구온난화 또는 환경파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에 그 오랜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 관중들은 고어가 오래 전에 말했던 것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증거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 않았나." - 개봉 전부터 일각에서는 <로스트 라이언즈>를 반전영화로 비판했다. 특히 보수적인 폭스뉴스의 한 프로에서는 출연자들이 "도대체 레드포드는 뭐가 잘못된 건가" 란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었는데. "내게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이 나라(미국)를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내 조국에 대해 슬픔을 느낀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당혹감에 관한 영화, 슬픔에 관한 영화, 그리고 우리가 자초했던 상실에 관한 영화다. 이 작품이 논쟁적이란 사실은 인정한다. 슬픈 사실은 논쟁 자체가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사회 자체가 너무나 양극화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이 영화를 호도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로스트 라이언즈>를 좌파영화로 치부해버린다면, 영화의 진정한 요점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배가번스의 전설>을 감독한지 7년이 지났다. 80년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밀라고 빈필드 워>를 만들기까지는 또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연출작들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길게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이것저것 몇 편의 작품들을 준비하느라고 시간이 지나갔다. 게다가 선댄스영화제 일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 서두르지 않고 여유있게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인 것같다." - 폴 뉴먼,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제 연기자 생활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당신도 배우로서 은퇴를 생각해봤는가. "글쎄, 두 사람은 나보다 열 살은 더 먹지 않았나(뉴먼 82세, 이스트우드 77세).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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