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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지시 사항 "돈 안 받으면 와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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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지시 사항 "돈 안 받으면 와인으로…"

<한겨레>, 삼성 내부 문건 보도…김용철 변호사 주장과 일치

"돈을 받지 않는 권력자에게는 와인이나 호텔 할인권을 건네 주라. 삼성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광고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라. 경쟁사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기자와 교수를 동원하라"

<한겨레>는 3일 이런 내용이 담긴 '회장 지시 사항"이라는 삼성 내부 문건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회장 지시 사항' 문건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공식 회의나 자택에서 사장단에 지시한 내용을 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정리한 것이다. 문건의 작성 일자는 2003년 12월 29일로 돼 있다.

이 문건에 담긴 내용은 최근 삼성 비자금 관련 내용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대체로 일치한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 문건에는 '돈을 안 받는 사람'으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명시돼 있다. 실제로 추 의원은 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선거 무렵인데 (삼성에서) 도와주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제가 그러지 마시라고 심부름 오신 분한테 돌려드리고 그렇게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문건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대해 간접적인 지원을 검토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삼성을 직접 겨냥한 활동이 아닌 경우에는 '몇십억 정도'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방침은 검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참여연대에 자금을 지원한 적은 없다.

한편 <한겨레>의 이날 보도에 대해 삼성 측은 "처음 보는 문건이다. 확인해 보겠다"라는 입장을 취했다.

다음은 <한겨레>가 보도한 문건의 주요 내용. (괄호 안의 날짜는 이건희 회장이 지시한 일자. 옆에 있는 단어는 이 회장이 지시한 장소)

<대외 로비>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받는 사람(추미애 의원 등)에게 주면 부담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호텔 할인권을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 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와인 몇 병 줬다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임.(2003년 12월12일 보광)

참여연대 같은 엔지오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분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몇십억 정도 지원해보면 어떤지 검토해 볼 것.(2003년 10월22일 도쿄)

<언론 대응 및 여론 조성>

한겨레신문이 삼성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쓴 기사를 전부 스크랩 해서 다른 신문이 보도한 것과 비교해보고 이것을 한겨레 쪽에 보여주고 설명해 줄 것. 이런 것을 근거로 광고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2003년 10월18일 도쿄)

엘지가 해외에서 덤핑을 일삼는다 하는데, 국가적으로 손해고 전부 같이 망할 수도 있다는 여론을 만들어 볼 것. 경제담당 기자나 교수를 시켜서 비교해 홍보하고 이게 얼마나 손해인지 여론을 조성해 볼 것.(2003년 12월12일 보광)

<회사 경영 관련>

(노조설립 시도 관련 보고 들으시고) 분당 플라자는 매각하든지, 위탁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2003년 9월5일 한남동)

곰팡이, 진드기 등을 박멸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볼 것.(2003년 12월17일 도쿄)

연구 인력도 C급은 걸러내고 S급, A급을 중심으로 연구 조직을 '모토롤라 타도팀' '노키아 대비팀' '현상 유지팀'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2003년 11월13일 휴대폰 사업현황 보고)

신임임원 교육시 1박 정도 부부동반하여 테이블 매너 및 와인 교육 등 임원으로서의 매너 및 소양교육을 시킬 것.(2003년 12월22일 한남동)

<기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한국에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으면 위원 자격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 것.(2003년 12월26일 보광)

사장단 회의 때 황장엽을 초청해 이야기 한번 들어보는 것을 검토해 볼 것.(2003년 8월25일 호텔신라)

경남 의령이 금번 수재에서 피해가 큰 것 같음. 선대 생가를 비롯해 피해 정도를 알아보고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2003년 9월16일 한남동)

서울대 호암생활관 관장에게 관련자를 보내서 시설 보수 등 개선점을 들어보고 지원 방안을 검토해 볼 것.(2003년 10월13일 한남동)

스노우보드협회를 창설해 우리 임원이 회장을 맡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2003년 12월27일 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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