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엄마는 불안한 모양이었다. 이랜드 비정규직, 코스콤 비정규직, 학습지 교사, 건설 일용직 노동자, 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등 비정규직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마치 이곳이 놀이터나 되는 양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눈동자에 왠지 모를 걱정이 묻어났다.
저러다 넘어져 어딘가를 다치는 것은 아닐까 싶었을까. 혹 이 아이도 20년 쯤 후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첫 받을 내딛는 '88만 원 세대'가 되지 않을까 문득 걱정이 됐을까. 설마 그보다 더 못한 '77만 원 세대', '66만 원 세대'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을까.
"비정규직, 좋으면 너나 해라."
마냥 즐거운 아이들의 뒤로 보이는 피켓의 짧막한 외침이 복잡하고 말 많은 어른들을 향한 이 아이들의 목소리 같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