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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좋으면 너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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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좋으면 너나 하세요"

[시선] 이 아이들마저 '88만 원 세대'로 키우지 않으려면…

아이는 그저 즐거웠다. 날카로운 구호들이 적힌 피켓과 플래카드도 그저 신기한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햇살도 따뜻했다.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였다.

그런데 엄마는 불안한 모양이었다. 이랜드 비정규직, 코스콤 비정규직, 학습지 교사, 건설 일용직 노동자, 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등 비정규직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마치 이곳이 놀이터나 되는 양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눈동자에 왠지 모를 걱정이 묻어났다.

저러다 넘어져 어딘가를 다치는 것은 아닐까 싶었을까. 혹 이 아이도 20년 쯤 후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첫 받을 내딛는 '88만 원 세대'가 되지 않을까 문득 걱정이 됐을까. 설마 그보다 더 못한 '77만 원 세대', '66만 원 세대'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을까.

"비정규직, 좋으면 너나 해라."

마냥 즐거운 아이들의 뒤로 보이는 피켓의 짧막한 외침이 복잡하고 말 많은 어른들을 향한 이 아이들의 목소리 같다.
▲ "비정규직 철폐", "박성수를 구속하라", "용역 도급 노동자도 사람이다"와 같은 날 선 문구들도 아이들에게는 그저 신기한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이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마음일 게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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