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이 최근 이 후보가 내놓은 교육정책에 공식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제대로 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교총 관계자마저 난감하게 만든 이 후보의 사교육비 해결방안은 거침이 없었다.
반대 패널도 없는 '토론'?
이날 토론회는 이 후보의 교육공약에 대해 "오히려 사교육비가 오를 것",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게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교육계의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한국교총과 입장차가 거의 없는데다 패널로 참여한 토론자들도 모두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한 '찬성론자'로 구성돼 제대로 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질문자도 미리 정해져 있었다.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미리 질의자를 선정했다"는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잡은 5명의 질문자들은 하나같이 질의내용이 적힌 쪽지를 그대로 '낭독'하는 데 그쳤다.
이명박 후보도 한국교총 관계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발언으로 장단을 맞췄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나는 교육부가 기능을 상당히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육부가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을 쥐고 있는 한 교육의 선진화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고, 사사건건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한국교총 관계자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교육을 공직자가 주도하고, 통제하고, 감독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교육부 관계자도 현장 선생님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공직자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원희 회장도 "학교에 대한 통제와 실적주의에 의한 정책추진으로 교단이 무력화 됐다"면서 "어느 한 쪽에 경도되지 않은 균형 잡힌 교육 대통령이 되어 달라"며 이 후보를 한껏 치켜세웠다.
교총도 놀란 '이명박 교육관'
토론회 자체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셈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각종 논란을 자초했던 '이명박식 화법'은 어김없이 이어졌다.
학원비·과외비 등 사교육비 해결방안을 이야기하던 대목에서 이 후보는 "학생들이 왜 (대형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에는 돈을 주고도 많이 (수강을) 하지만 EBS 강의는 하지 않는가"라면서 "강사의 차이인 것 같다"고 했다. 현직 교사가 주축이 된 교육방송(EBS) 강사진의 '자질'을 문제 삼고 나선 것.
이 후보는 "메가스터디는 강사가 좋으니 많이 모여 들지만, EBS는 강사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부분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감, 교장, 현직 교사로 이뤄진 청중들 사이에선 일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보다 못한 이원희 회장은 "그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선생은 우수하지만 EBS의 열악한 환경개선이 이 후보가 해야 할 부분"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당 수업시수의 법제화 등 교직 우대시스템을 확립해 달라"는 한 토론자의 요구를 두고 이 후보는 "돈 더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사실 돈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을 법제화해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확실해 해 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대목에선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려면 말이 통해야 하는데, '동남아'에서 가장 말(영어)이 안 통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고도 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에 속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