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인 개천절이 수요일에 있어 일찌감치 개봉해버린 영화들이 많다. 부산영화제가 개막하는지라 개봉작의 숫자 자체는 그리 많지 않지만, 허진호 감독의 <행복>을 비롯해 스칼렛 요한슨과 로라 리니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볼 만한 <내니 다이어리>, 성룡-크리스 터커 콤비의 <러시아워 3> 등 볼 만한 영화들이 많다. 허진호 감독의 <행복>은 허진호식 멜러영화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니 다이어리>는 시니컬한 뉴욕 상류층에 대한 재치있는 풍자의 대사, 그리고 섹시한 매력은 접고 통통 튀는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는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이 빛난다.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사랑하는 여성관객들이라면 그가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스위트 보이스>의 개봉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느낄 터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특히 <세익스피어 인 러브>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스테이지 뷰티>에게서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 | 행복 감독 허진호 주연 황정민, 임수정 |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 간경변에 걸린 영수(황정민)는 운영하던 클럽을 친구동준에게 넘기고 마지막 선택으로 시골의 요양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폐 때문에 8년째 요양원에서 스탭 겸 환자로 살아가고 있는 은희(임수정)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함께 살림을 차린다. 그러나 헤어진 전 애인 수연과 동준이 다녀가고, 병원에서도 다 나았다는 진단을 받자 영수는 시골생활이 답답하게만 여겨진다. 가진 것 없고 심지어 몸도 병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가 한 사람이 나은 후의 변심을 통해, 사랑이 주는 행복과 아픔과 상처와 절망을 동시에 그려낸다. 황정민과 임수정이 각각 영수와 은희로 출연하고, 류승수, 공휴진, 박인환, 신신애 등이 우정출연한다.
. | 내니 다이어리 감독 로버트 풀시니, 샤리 스프링거 버만 주연 스칼렛 요한슨, 로라 리니 |
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했지만 미래가 불안하기만 한 애니(스칼렛 요한슨)는, 엄마의 바람과 달리 '돈 안 되는' 인류학을 공부하고 싶다. 우연히 뉴욕 상류층인 어느 집의 '내니' 일을 시작하게 된 그녀는, 사고뭉치인 아이 그레이어와 깐깐한 아이 엄마인 미세스 X(로라 리니)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면서도 점차 그레이어와 마음을 열고, 윗층 총각 '하버드 킹카'와도 친해진다. 뉴욕 상류층에 대한 신랄한 비꼬기가 매력인 이 영화는 베스트셀러인 '내니 다이어리'를 원작으로 한다. <스쿠프>에 이어 섹시한 여신이 아닌 '또래의 귀여운 소녀'로 출연한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과, 깐깐하고 히스테릭한 말과 행동 사이로 내면의 연약함을 표현해내는 미세스 X 역의 로라 리니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
. | 러시 아워 3 감독 브렛 래트너 주연 성룡, 크리스 터커 |
LA에서 열린 세계범죄재판위원회에서 삼합회의 비밀을 이야기하려던 중국의 한 대사가 저격당한다. 현장에서 한 대사를 경호하던 형사 리(성룡)는 범인을 쫓아 추격하지만, 이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카터(크리스 터커)가 끼어들어 결국 놓치고 만다. 한 대사가 입원한 병원에서 훌쩍 커버린 한의 딸 수영을 만나고, 수영은 안전을 위해 프랑스 대사의 집으로 보내진다. 한편 병원을 급습한 암살단의 한 명으로부터 파리의 카지노 주소를 단서로 얻은 리와 카터 역시 프랑스로 향한다. <러시아워> 시리즈의 3편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성룡식 액션이 준 대신 막스 폰 시도우, 사나다 히로유키, 파리의 모델 출신인 노에미 레이노어, 이방 아탈, 쿠도 유키 등 쟁쟁한 조연들이 활약을 펼친다.
. | 딕시칙스: 셧업 앤 싱 감독 바바라 코플, 세실리아 펙 주연 나탈리 메인즈, 에밀리 로빈슨, 마티 맥과이어 |
2003년 런던 공연에서 "대통령이 우리 텍사스 출신인 게 부끄럽네요."라고 말했다가 이 발언이 전세계 언론을 타면서 전국적인 라디오 방송 거부와 불매 운동 등에 시달렸던 딕시 칙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최고조였던 당시 '국가의 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리며 비판을 받았던 딕시 칙스가 당시 겪었던 일들과, 2005년 자신들이 직접 가사를 입힌 곡들을 녹음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그래미상을 시상하며 화려하게 재기한 순간들을 상호 편집해 보여준다. 스스로도 단순한 농담이라 여겼던 부분을 확신과 신념으로 바꾸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이었던 그들의 사건을 담담하게 쫓아가는 다큐멘터리.
. | 페이지 터너 감독 드니 데르쿠르 주연 데보라 프랑수아, 카트린 프로트 |
아리안(데보라 프랑수아)의 남편의 회사에 인턴이 된 멜라니(카트린 프로트)는 아리안의 아들의 가정교사로 그녀의 집에 들어간다. 아리안은 멜라니에게 악보 넘기는 일을 부탁하고, 완벽하게 일을 잘 하는 멜라니를 신뢰하게 된다. 그러나 멜라니는 10년 전 피아니스트를 꿈꾸었지만 명문 음악학교의 시험장에서 아리안 때문에 연주를 망치고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과거가 있다. 멜라니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아리안에게 멜라니는 복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데... 실제 음악학교 교수이자 언제나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어온 드니 데르쿠르 감독의 2006년작.
. | 아드레날린24 감독 마크 네브다인, 브라이언 테일러 주연 제이슨 스태덤, 에프렌 라미레즈 |
프리랜서 킬러로 서부 갱단을 위해 일하고 있는 체브 첼리오스는 정신을 잃었다가 통증 속에서 깨어난 후 자신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1시간 후면 심장이 멎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독제를 찾아 자신에게 바이러스를 주사한 베로나를 찾아 질주하는 체브는 심장을 계속 뛰게 하기 위해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야 하고, 그러러면 눈앞에 적이 없을 때에도 아드레날린을 계속 분비할 수 있도록 모험을 해야 한다. 그는 과연 해독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출연 이후 차세대 액션스타로 활약 중인 제이슨 스태덤의 또 한 편의 순수 액션영화.
. | 스테이지 뷰티 감독 리쳐드 아이어 주연 빌리 크루덥, 클레어 데인즈 |
17세기 영국, 남자만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당시 관습에서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연기로 인기를 독차지하던 여자배역 전문 배우 네드(빌리 크루덥)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러나 여자 배역을 여자 배우가 연기하도록 새로 왕의 명령이 내려지고, 네드는 순식간에 방향을 잃고 만다. 한편 네드를흠모하며 연극에 푹 빠진 마리아(클레어 데인즈)는 네드와 한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연기를 공부하고, 마침내 영국에서 최초로 무대에 오르는 여배우가 된다. 둘은 마침내 한 무대에 서게 되는데... 연극무대에 최초로 여자배우가 서게 된 시기를 배경으로, 실존했던 배우 네드 키니스턴을 등장시킨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 | 스위트 보이스 감독 그레그 프리티킨 주연 에이드리언 브로디, 베라 파미가, 밀라 요보비치 |
서른 살이지만 여전히 부모와 웨딩플래너인 누나 하이디(일리아나 더글라스)와 함께 살고 있는 스티브(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직장을 그만두고 어릴 적부터의 꿈인 복화술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노동상담소를 찾아갔다가 아름다운 카운슬러 로레나(베라 파미가)를 만나고,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 하지만 로레나는 스티브를 만날수록 나이에 비해 너무 순수한 스티브와 그의 가족들에게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약혼자가 체포되어 심란한 나날을 보내던 하이디는 자신이 진행하던 결혼식 피로연에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꿈이 가수였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는데... 밀라 요보비치가 터프하기 짝이 없는 스티브의 죽마고우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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