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도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
학력위조로 물의를 빚은 신정아 씨의 문화예술계 고위층에 대한 '성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화일보>가 13일 신 씨의 누드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폭력상담회, 민우회, 언니네트워크, 여성의전화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이날 긴급성명을 발표해 <문화일보>의 폐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의식의 실종, 여성인권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위협"
이들 단체는 "<문화일보>의 신정아 씨 누드사진 전재에 경악한다"면서 "이 사건은 인권의식의 실종,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 여성 인권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정아 사건'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루된 사실이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이후의 언론 보도 태도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학력위조를 권하는 사회풍토에 대한 비판과 자성으로 이어지던 애초의 사건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 그리고 그들의 관계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면서 "최초의 문제의식이 사라지고 이 사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어마어마한 장사거리가 됐다"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언론의 보도윤리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사라져 누드사진 전재기사에 이르렀다"고 여성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낙인찍힌 여성에게 사생활이 없다는 건 이미 한국사회에서 상식이 됐다"면서 "특히 돈과 권력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여성이 어떻게 그 자원들을 획득할 수 있었는지 믿을 수 없어하며, 성을 매개로 돈과 권력에 접근했다고 결론짓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황색 저널리즘의 잔치를 펴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이 인권침해적인 취재 보도 무한경쟁이 정녕 국민의 알권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성단체들은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문화일보>에 해당 기사 삭제와 공식 사과, 관련 기자와 편집진의 총사퇴 등도 촉구했다.
이날 보도에 대해 이들 단체만이 아니라 정치권, 시민사회,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강도 높은 비난여론이 일고 있어 <문화일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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