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 파문의 당사자인 신정아 씨의 누드사진 보도에 따른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13일 이를 보도한 <문화일보>를 "마녀사냥식 폭력"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나 다른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특정 언론사를 겨냥하는데 부담을 느낀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문부수야 늘겠지만 가족에겐 재앙"
민노당 김형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범죄자의 경우에도 범죄는 처벌하더라도 개인적인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며 "<문화일보>는 적절치 못한 사진의 게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신정아 씨가 아무리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수준으로까지 가야겠느냐"며 "중세 유럽에서 벌어졌던 마녀사냥 식의 폭력성이 21세기에 더욱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선후보도 개인 성명을 통해 "<문화일보>의 보도는 인권 침해는 물론, 선정적 사진과 기사를 통해 성을 상품화하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피의자도 모든 사람과 동등하게 보장돼야 할 인권이 있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없는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의혹과 무관하게 보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역시 엄히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노당 여성위원회도 별도의 논평을 통해 신 씨의 누드사진 공개를 "명백한 인권침해이며 전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여성위원회는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불쾌하다"며 "이는 사건 내용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선정주의 보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여성위는 또 이 사진이 <문화일보> 뿐 아니라 <조선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닷컴> 등에도 게재된 사실에 대해 "이런 선정적 보도가 신문부수를 늘리는 데 편리한 방편이 될 수 있겠지만 관련자와 가족에게는 치명적인 재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사건의 내용과 관계없는 선정적 보도와 그로 인한 사생활 및 인격권 침해, 여성폭력에 대한 진보적 논의를 촉구한다"면서 "이번 일이 언론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과 실질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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