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유시민, '손학규 때리기' 협공

'대선용 정상회담 노땡큐' 발언에 맹공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후보 5명을 선출하는 예비경선(컷오프)이 3일 시작된 가운데 손학규 후보의 "대선용 남북정상회담 노땡큐" 발언에 타 후보 진영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정동영, 천정배 등 비노(非盧) 주자들이 손 전 지사의 '정체성'을 비판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날 날선 공격을 한 데 이어 3일에는 이해찬, 유시민 등 친노(親盧) 후보들도 가세했다.
  
  이해찬 "아직도 한나라당 관점"…유시민 "손학규에 실망"
  
  이해찬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친북좌파 발언을 하며 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입장인데, 대선용 정상회담은 필요 없다고 하는 손 후보를 보면서 초록은 동색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 후보의 표현을 보면서 아직도 한나라당의 관점에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런 마인드로는 남북관계를 못 끌어간다. 중요한 시기에 가면 본색이 드러나는데,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절박감을 아직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손 후보의 발언은 한나라당의 공격 논리를 따르는 것으로 지금도 그런 논리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당 후보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유시민 후보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끌어 붙인 것은 아무리 신경이 날카로워도 후보 개인의 유불리에 끌어들여 논쟁거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을 섬기는 후보자로서의 바른 자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제기한 문제는 신의와 정치원칙의 문제였는데 그에 대한 손 후보의 반격은 상당히 감정적이다"며 "손 후보가 과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감정 표출을 통제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며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반박할 것은 반박해야지 감정적인 반발심을 여과 없이 표출한 손 후보에게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 측도 "이명박 후보 발언인지 우리쪽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을 이어갔다. 정 후보 캠프의 노웅래 대변인은 "민족문제를 대선 전략 차원에서 보는 것이라면 심히 걱정된다"며 "현실인식이 과거 한나라당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손 후보는 "어제 내가 한 발언에 대해 '말꼬리 잡기'가 나오고 있는데, 나는 한나라당에 있을 때부터 줄곧 남북정상회담에 찬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우리가 대선에 이긴다는 것이 분명히 돼야 한다"며 "내가 한 말은 만에 하나라도 이번 대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면 그건 사양하겠다는 정신을 분명히 견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