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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이상범 前구청장 '손학규 지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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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이상범 前구청장 '손학규 지지' 선언

울산發 반란에 민노 충격…"노동자에 대한 배신"

민주노동당 소속의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이 28일 민주신당 손학규 전 지사 캠프 합류를 선언했다. 민노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것도 민노당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울산을 뒤흔든 반란이다.

"이명박 막으려 손학규 지지"

이상범 전 구청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반노동자적 태도와 탄압적 노조정책을 갖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만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면서 "반노동자 후보인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손학규 뿐"이라고 주장했다.
▲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 1987년 이상범 전 청장과 함께 현대자동차 노조를 결성하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았던 조규대 전 울산 시의원과 현대엔진노동조합 사무국장을 맡았던 사영운 씨도 참석해 캠프 합류 의사를 밝혔다.

이 전 구청장은 "이명박 후보는 87년 현대건설 민주노조 건설 당시 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서정의 위원장을 납치 감금하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한 파렴치한"이라며 "현대노동자라면 회유와 협박이 그의 가장 큰 무기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이명박 후보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지원하여 그의 당선을 돕기로 했다"며 "안타깝지만 현재의 대선구도 하에서는 민주노동당의 힘으로 한나라당 집권을 막을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을 바쳐 활동했던 민주노동당을 떠나는 것이 인간적으로 미안하고 마음 아프지만 결국 한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 큰 대의를 위한 것이지 민노당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민노당 당원들 사이에도 민노당을 지지하는 것이 결국 한나라당 집권을 돕게 될 것이란 내부적 고민이 많다"며 "(내 행보가) 현장 노동자들의 손학규 지지 합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구청장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직후 임시 집행부 위원장으로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결성을 주도하고 현대차 2대 노조위원장과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현총련) 공동의장을 맡았다.

2002년 7월에는 민주노동당 공천으로 울산 북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2004년 11월 전국공무원노조 파업 참가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은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직무가 정지되자 지난해 5월 사퇴했다.

민노당 "이명박과 손학규, 무슨 차이 있나"

민주노동당은 이 전 구청장의 손학규 캠프 합류로 충격에 휩싸였다.

민노당 황선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당의 공식적인 탈당 절차 없이 당원 신분을 유지한 채, 손학규 전 지사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상범 전 구청장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당 차원의 출당 및 제명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에게 충실했던 손학규 전 지사와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후보는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이념과 정책에서 전혀 차별성을 느낄 수 없다"며 "손학규 전 지사로 보수정치의 심판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김광식 울산시당위원장은 "이 전 구청장 어제 밤늦게 소식을 들었다. 대단히 유감스럽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구청장이 지금의 정치인이 된 데에는 울산의 수많은 노동자, 당원들의 헌신적인 피와 땀이 있었다"며 "민노당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를 키워야 할 문제이지 범여권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원과 현장 조합원들에게 할 짓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창윤 전 시당위원장도 "황당하다. 예상 밖이다"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배신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87년 노동투쟁의 상징적인 사람이자 민노당 창당발기인인 그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현대자동차 노조와 당을 팽개치고 간 것은 울산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 전 구청장은 이날 새벽 지인들에게 보낸 "민주노동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충격과 실망, 허탈과 분노를 접할 당원들에게 말문을 열기 두렵다.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해서 기쁨과 영광을 누리게 됐는데, 이렇게 됐다. 떠나는 이유에 대해선 머지않은 장래에 결과로 말하고 지금은 가슴에 묻어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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