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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 20대1 경쟁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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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 20대1 경쟁 '시계제로'

이명박 맞수는 누구?…단일화-흥행몰이가 관건

'한나라당 대표주자'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되면서 대선의 다른 한 축인 범여권 대선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 리그'인 민주신당 경선은 내달 3~5일 사이에 예비경선을 치른 뒤 10월 1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마이너 리그'인 민주당도 독자경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 밖에 단기필마로 23일 대선경쟁에 뛰어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행보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범여권 대선경쟁의 요체는 이명박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판과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다. 그러나 총 21명의 주자가 출마한 범여권은 후보뿐 아니라 구도와 이슈 등 모든 면에서 '시계제로'다.

이명박의 '맞수'는 누구?

일차적인 관심은 범여권의 모함(母艦) 격인 민주신당의 최종 후보가 누가 될 것이냐다. 11명의 후보가 뛰어들었으나 컷오프(예비경선)을 통해 5~6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을 '기선잡기'로 보고 1위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간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양측의 신경전은 여론조사 도입 여부,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 등 본경선의 룰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민심 대 당심' 싸움으로 번졌던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의 경선 룰 싸움을 닮았다. 일반국민 지지도에서 크게 앞선 손 전 지사 측은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50%까지 높이고 모바일 투표도 도입하자는 쪽이다.

반면 정 전 의장 측은 "여론조사는 완전국민경선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여론조사 방식에 반대하고 있고,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도 "대리투표가 가능한 제도"라고 난색을 표했다. 상대적으로 당내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한 정 전 의장 측은 두 제도가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문화일보의 22일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의 격차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7.3%포인트였지만 민주신당 지지층 대상에선 6.6% 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선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두 사람 모두 이명박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선 3~4배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본선 경쟁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386 세대 의원들의 합류 이후 더욱 증폭된 정체성 논란, 한나라당 탈당 논란 등으로 위기론에 휩싸였고, "이명박식 성장주의와 판박이인 손 전 지사의 경제담론으로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손학규 필패론'까지 제기된 판국이다.

정 전 의장도 경선 룰을 둘러싼 논란에서 손 전 지사 및 친노 주자들과 대립각을 긋고 고립된 측면이 있다. 3~5%대를 맴돌고 있는 낮은 지지율도 여전한 골칫거리다.

친노의 대표선수는 누구?

이처럼 범여권의 양강이 좀처럼 자력으로 대중적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친노 주자들에게는 3강구도 구축의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 간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예비경선 이후 친노의 대표주자가 윤곽을 드러내면 민주신당의 경선은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친노 주자들 사이의 전략적 연대 속 경쟁 관계가 주목거리다. 각종 여론조사에도서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의원은 혼전 속에 손학규, 정동영 등 선두그룹을 뒤쫓는 양상이다.

예비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대리접수 논란에서 세 사람이 보여준 결속력이 예비경선 제도인 1인2표제의 '품앗이 연대'로 이어질지가 당면한 관건. 친노 진영 표심의 향배를 두고 '이해찬-한명숙', 혹은 '이해찬-유시민' 조합이 거론된다.

그러나 예비경선 이후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전개될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세 사람 사이의 내부경쟁도 열기를 띄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행정경험과 정책능력을 인정받는 친노의 선두주자라는 게 강점이라면, 한명숙 전 총리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이 전 총리 및 유시민 의원의 '독선적 이미지'와의 대비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유시민 의원은 골수 지지층을 기반으로 친노 대표주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그러나 이해찬, 유시민 의원은 '절대 비토층'의 존재가, 한 전 총리는 '확실한 호감층'이 없다는 게 각각 약점이다.

문국현식 '경제대통령' 파괴력은?

범여권의 외곽에선 문국현 사장이 23일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신발끈을 조였다. 그러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자체에 끼이지 못할 정도로 취약한 대중성이 문제다. 당분간 범여권과 거리를 두기로 방침을 정한 탓에 당력에 힘입어 인지도와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법은 없다.

문 사장 측의 '자력갱생' 방안은 끊임없이 문국현 중심의 이슈를 개발한다는 것. 이를 위해 범여권의 이인영 의원, 김종인 의원 등과 386세대 논쟁, 경제 논쟁을 벌이고 보수 진영 담론생산의 축인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도 '맞짱토론'을 추진키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된 '경제 대통령' 컨셉이 구축되면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문 사장 측은 지지율에 대한 회의적 전망에 대해 "이명박 후보와 서너배 차이가 나는 범여권 주자들과 문국현 사장의 차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이 후보의 경제담론을 깨지 못하면 대선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범여권 주자들 가운데 개혁성이 짙은 천정배 의원과 유지해 온 정책연대의 틀이 정치적 연대로 발전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당초 문 사장에게 우호적이었던 시민사회진영 인사들은 민주신당에 합류되면서 문 사장과 적지 않은 거리가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조순형 현상'은 어디까지?

추미애 빠진 민주당 리그는 조순형 의원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상 전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이 23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나, 흥행카드로선 추 전 의원에 못 미친다는 게 일반적 평가.

이에 따라 이인제, 신국환 의원, 김영환 전 의원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주자가 참여한 민주당 경선은 뚜렷한 쟁점이 형성되거나 대중적 관심을 이끌기 어려운 구조에서 출발하게 됐다.

문화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조순형 의원이 26.7%로 가장 높았고, 이인제 의원이 16.1%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타 후보들은 한자리수 지지에 그쳤다. 조순형, 이인제 의원 사이의 2파전도 '반노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민주신당의 대선경쟁이 지리멸렬 상황을 면치 못하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관여에 대한 호남의 비판론이 유지될 경우 '반노-비DJ' 노선으로 기운 민주당의 입지를 유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정동영 등 선두주자에 이어 조 의원이 꾸준히 3~5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일화-흥행몰이가 관건

이밖에 김혁규, 김원웅 의원, 강운태 전 의원 등 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장외 주자'들도 연대ㆍ협력관계를 구축, 생존을 모색하고 있어 2개 리그와 장외 리그로 나뉜 범여권의 난립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오는 9월 3~5일 사이에 이뤄질 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이나 친소주자 간의 후보단일화 과정을 통해 조만간 후보 압축과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소주자들이 중도에 자진 포기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또한 10월 7일과 14일 각각 민주당과 민주신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 요구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여 범여권의 '대표선수'는 11월을 전후한 시점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민주신당 예비경선→민주신당ㆍ민주당 본경선→후보단일화 수순을 통해 얼마나 흥행몰이에 성공할 것인지가 범여권의 대선 경쟁력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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