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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 신당, 출범 일주일 만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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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 신당, 출범 일주일 만에 휘청

내부 지분다툼-민주당 버티기에 회의론 증폭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이 출범 일주일 만에 삼각파도에 휘말렸다.

'대통합'이란 명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관건인 통합민주당의 조속한 합류는 갈수록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진영과 기존 정치권 사이의 물과 기름 같은 결합은 중앙당 출범(8월 5일)도 전에 심각한 파열음을 빚고 있다. 이런 탓에 신당 추진세력 내부에서도 제3지대 신당의 앞날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강경해진 박상천

31일 열린 중도통합민주당의 의원총회는 김한길, 박상천 공동대표 사이에 '결별'이 임박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김한길 대표는 "(신당) 창당 이전에 통합민주당이 당대당으로 합류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주장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대통합 실현을 위한 우리 나름의 결단"이라며 "그것이 통합민주당의 창당정신과 정통성을 살려나가는 적극적 자세"라고 박 대표의 동참을 촉구했다.
▲ 26일 오후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 서울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김 대표는 "대통합 신당만이 마지막 남은 유일한 희망이자 노아의 방주다"며 "통합민주당이 함께 하지 않은 것이 (신당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태도는 보다 완강해졌다. 박 대표는 "우리가 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출 때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주지 않는 중도개혁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를 이끈 정책노선을 입안하고 집행했던 세력들과 함께 당을 만들면 아무리 시민사회세력 일부를 끌어들이고 통합민주당이 거기에 간다고 해도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위장폐업과 신장개업이라는 것을 다 알아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돌아가는 판세는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를 이끈 세력을 몽땅 다 참여시키는 잡탕식 정당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위장폐업, 신장개업 정당이라는 인식을 주면서 만들어진 정당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합민주당만의 독자리그를 해서 대선후보를 뽑고 제3지대 신당의 대선후보와 지지도 경쟁을 벌여서 10월 말이나 11월 쯤에 후보단일화와 대통합을 함께 하는 것이 어떠냐 하는 논의가 있다"며 "아직 나는 이 논의에 직접 언급을 안했지만 이것도 중도개혁세력이 중심이 된 대통합으로 가는 하나의 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 대표가 '독자생존'에 무게를 실은 의중을 의원총회 자리에서 강하게 피력하면서 민주당 본진이 제3지대 신당에 곧바로 합류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되면 제3지대 신당은 '도로 우리당'이라는 낙인을 피해갈 길이 없어진다.

지분다툼 점입가경

민주당의 버티기도 골칫거리지만 제3지대 신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지분다툼은 더욱 큰 걸림돌이다. 시민사회진영으로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미래창조연대는 30일 60여명의 중앙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내부 회의 뒤 신당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래창조연대의 요구사항은 신당의 상임중앙위원과 실무조직의 지분 비율을 시민사회진영과 정치권이 1대1로 구성하고 구태 이미지의 정치인을 배제한 참신한 대표체제로 신당이 거듭나야 한다는 것.

이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래창조연대는 기존 정치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당 창당 활동에 대한 참여를 중단할 것이며 새로운 정치질서의 창출을 위해 우리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은 "시민사회진영이 오히려 지분 챙기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참신한 새인물' 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당을 이끌어나갈 대표에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 한승헌 변호사, 변형윤 사울대 명예 교수 등이 거론됐으나 본인들의 고사로 수포로 돌아갔다.

정동영 "신당의 앞날이 심히 걱정"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도 제3지대 신당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은 3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무원칙한 대통합에 반대한다"며 "국민들이 신당을 구태정치로 간주하거나 과거 정치세력들이 보였던 지분협상으로 간주하게 된다면 대통합 신당의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사회진영의 지분 요구에 대해 "그런 문제로 대통합을 깰 수 있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 때문에 참여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특히 "국민과 유리된 협량한 개혁주의적, 모험주의적 태도는 도움이 안된다. 대통합신당은 군사독재 세력, 지역주의 세력, 광주학살 세력을 극복, 청산하기 위해 민주평화미래 세력을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신당의 정체성 문제를 비판하는 열린우리당 일각의 당 사수 움직임을 역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신기남 의원은 이날 속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은 진보개혁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복지국가 건설을 제1의 기치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나눠먹기식이 아닌, 전면적 복지의 실현에 동의하는 자가 바로 신당의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손 전 지사가 우리 진영의 대표가 되려면 진보개혁적 노선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주장하면서 개혁 정체성을 강조하는 천정배 의원도 "손 전 지사는 시장개혁 부분에 있어서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게도 훨씬 못 미치는 친재벌적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규제 대폭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원칙의 폐지를 주장하는 손 전 지사는 이명박, 박근혜 후보와 차별이 없는 시장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 대해 치열한 토론과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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