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혹은 영화흥행事 참 불공평하다는 얘기가 맞다. 어떤 영화는 개봉이 된지 몇주가 지나도 관객을 모으는데 진땀을 빼는 가 하면 어떤 영화는 개봉이 아직 안됐는데도 벌써부터 관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리고 있다. 어떤 사람은 땡볕 노동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사무실 에어컨이 너무 춥다고 겉옷을 입는 꼴이다. 각설하고, 이 얘기는 <다이하드4.0> 얘기다. 제헌절 휴일인 17일에 개봉된 이 영화는 지난 주말 맛뵈기로 전국 16개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 형식으로 개봉됐으며 영화가 사실상 개봉됐다는 얘기를 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000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이번 주가 지나면 이 영화의 관객 수는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의 내용상 20대 관객들 만큼 40대 장년층 관객들을 대거 동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터지는' 영화들은 40대들이 간만에 극장에 가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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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프레시안무비 |
하지만 이번 주의 왕관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썼다. 개봉 첫주만에 단박에 180만 관객을 넘겼으며 기세등등하던 <트랜스포머>를 앞질렀다. 언제부턴가 <해리포터> 시리즈는 국내에서 시들시들해졌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주인공 해리 포터가 성장한 만큼 어린 시절부터 같이 커 온 청년층 관객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주 드롭률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2위로 떨어지긴 했으나 <트랜스포머>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600만 관객을 향해 가볍게 헤엄쳐 나가고 있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700만 관객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서도 그를 인식한 듯 전국 스크린 수를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 다만 변수가 되는 것은 같은 배급사 영화인 <화려한 휴가>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 영화 역시 일정한 물량공세가 필요한 만큼 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배급 축소가 예상된다. 오랜만에 한국영화 배급이 할리우드 영화 배급을 '잡아먹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공포영화가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검은집>이 결국 15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고 종영 분위기를 맞고 있으며 첫주 개봉을 맞은 <해부학 교실>도 그리 오래 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교적 깔끔한 영화라는 평가였으나 한국형 공포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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