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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비정규직에 맡기고, 4-6급 '승진잔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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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비정규직에 맡기고, 4-6급 '승진잔치' 연다?"

하위직 줄이고, 상위직 늘리는 서울시 방침에 노조 반발

"서류 만들고, 도장이나 찍는 사람은 내버려 두고, 현장의 기능직을 줄이는 게 개혁인가"

16일 발표된 서울시의 직급구조조정 방침을 둘러싸고 나오는 목소리다. 서울시는 이날 올해 도입된 총액인건비제 시행을 계기로 기능직, 하위직 공무원을 줄이고 4∼6급 중간 간부를 늘리는 직급구조 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가 이달 초 시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서울시는 이달 말께 조례를 공포할 예정이다.

조례에 따르면 시는 4급 6명, 5급 19명, 6급 40명을 늘리는 등 4∼6급 정원을 65명 증원하는 대신 일반직 7∼9급 58명, 기능직 62명 등 7급 이하 직원 120명을 줄여 전체적으로 55명을 감원한다.

7월 현재 서울시의 4급 이상 간부는 전체 직원의 2.2%로 중앙부처에 비해 상위직의 비율은 낮고, 하위직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런 하위직 위주의 직급 구조를 4.5.6급 중심의 '허리가 튼튼한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위직 감축은 행정보조직 등 기능이 퇴화한 분야의 기능직 공무원이 퇴직하면 뽑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돼 인위적 퇴출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시 노조 측의 반응은 다르다. 과거 '3% 퇴출제'가 실시됐을 당시에도 행정직보다 기능직이나 기술직에, 그리고 상위직보다 하위직에 퇴출 대상이 집중됐듯 이번 조례 역시 또 다른 형태의 '하위직 죽이기'라는 것이다. (☞관련 기사 : "'현장'이 무능공무원 벌 서는 곳인가?")

하위직의 비율을 중앙부처와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책 생산이 중심인 중앙부처와 달리 시민과 직접 접촉하는 현장 행정의 비중이 높은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을 무시했다는 것.

서울시 노조 관계자는 이번 조례에 대해 "앞으로 누가 현장행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없는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상위직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지 않는 한, 기능직과 하위직 공무원이 담당하던 현장 행정은 결국 계약직이나 용역, 비정규직이 대신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 고용의 질만 악화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이번 조례가 자칫 4.5.6급 승진 대상자를 위한 '자리 만들기'에만 그칠 뿐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그리고 정규직이 담당하던 현장행정을 비정규직에 떠넘김으로써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서울시 공무원 조직 안에서 현장에서 직접 시민과 접촉하는 대민 행정의 위상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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