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의 '민생정치모임'을 이끌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10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4월, 25일간 한미 FTA 반대 단식 농성을 벌였던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천 의원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민생이 파탄난다"며 자신이 한나라당과 맞서 대선에서 승리할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천 의원은 특히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어려워졌고 6월 항쟁 이후 20년 동안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수구세력에 의해 송두리째 무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서민과 중산층의 기대를 받았던 열린우리당의 잘못 때문이다. 내 책임이 크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맞설 대선 후보의 조건으로 "일관되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어야 하고, 열린우리당의 잘못을 반성하고 대담하게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개혁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랫동안 국제변호사로 일했던 나는 개방과 교류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분명하게 한미 FTA 졸속협상을 반대할 수 있었다"며 "25일 동안 생명을 건 단식을 하며 내가 주장했던 것은 민생을 지키는 좋은 세계화, 민생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나 같은 섬소년도 대통령 도전할 수 있도록…
전남 암태도 출신인 그는 "누구나 똑같이 대접받는 나라가 민생이 강한 대한민국이다. 나는 차기정부도 민생정부로 명명하고자 한다"며 "나 같은 섬 소년도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민생강국 코리아'를 슬로건으로, △사람중심의 성장 △희망 격차의 극복 △공정한 사회의 실현 △평화실력국가의 실현 등을 정책 의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그는 교육, 직장, 주거 등 3대 민생문제와 평화문제를 엮은 '3+1 정책'을 구체적 공약으로 제시했다. △중고교 교과목수 축소와 국공립대 통합 등을 골자로 한 교육 형평성 강화 △1가구 당 최소 1명은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1가구 1정규직화 △공공거주주택 확충과 환매조건부 분양방식 도입 △평화체제 정착 등이다.
그는 한편 "(일제의) 조선 총독이 거주했던 식민 시대의 치욕과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터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며 "그 자리에 민주열사와 다양한 분야에서 나라를 빛낸 분들을 모셔 한국판 빵떼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 앞서 경기도 마석의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천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 자리에는 정대철 대통합추진모임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김한길 통합민주당 대표, 최열 미래창조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고, 대선주자 가운데에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추미애 전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등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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