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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무현 신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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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무현 신화'는 없다

로스쿨법 통과…비싼 학비 및 변호사 수 등 논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속칭 로스쿨법)이 지난 3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로스쿨법이 국회에 상정된 지 22개월 만이고, 김영삼 정부 시절 논의하기 시작한 지로부터는 13년 만이다.

2009년, 로스쿨 첫 신입생 선발…"그런데 몇 명 뽑지?"

새 법에 따르면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이는 로스쿨을 졸업한 후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교육부는 현장 조사 및 심사를 거쳐 내년 10월쯤 로스쿨 설치 대학을 최종인가 한다. 이런 일정대로라면 로스쿨은 2009년 3월 첫 신입생을 받게 된다.

그리고 현행 사법시험은 로스쿨의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께 폐지된다.

이로써 새로운 법조인 양성 제도를 둘러싼 지리한 논란이 일단락된 셈이다. 그러나 남은 과제는 많다.

우선 가장 뜨거운 쟁점인 로스쿨의 수와 입학생 정원 및 변호사 정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변호사 정원을 1200명 수준으로 정하려는 법조계와 이를 3000명 이상으로 늘려야한다는 학계 및 시민단체 사이의 논란이 예상된다.

또 법원 및 법무부는 판·검사 임용 방식도 정해야한다. 새 법에 따르면 로스쿨 졸업자만 판·검사로 임용될 수 있는데, 이는 공무원인 판·검사의 자격에 대해 학력 제한을 둔 셈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일 수 있다.

'비싼 등록금'…서민 가정 출신은 원천 봉쇄

그리고 비싼 등록금도 문제로 꼽힌다. 이번에 통과된 로스쿨법이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 일본의 경우 로스쿨의 학비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국내 로스쿨의 등록금 수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 학기 학비가 1000만 원을 훌쩍 넘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서민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 법조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지적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로스쿨 졸업 후, 공익 변호사가 되려는 이를 위한 장학금 제도를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로스쿨 재학 중 과도한 빚을 진 변호사들은 아무래도 인권, 환경, 노동, 복지 등 공익성이 강한 분야를 기피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법시험 방식을 택하고 있는 지금도 법조인의 출신 배경이 경제적 상위 계층으로 쏠리는 추세가 거세다. 그리고 이런 출신 배경 탓에 법조인들이 사회적 약자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목소리는 법률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려면, 장학금 확대뿐아니라 로스쿨 신입생 선발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대학 교육을 받지 못 한 이들이 사법부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 봉쇄된 것 역시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법부를 구성하는 판·검사들은 전문직 자영업자인 변호사와 달리 원칙적으로 국민 모두에게 문호가 개방된 '공무원'인 까닭이다.

변호사와 대학만의 논의를 넘어…'법률 서비스의 공공성' 높여야

하지만 지난 22개월 간 로스쿨법 관련 논의는 주로 '변호사의 수'와 '로스쿨의 수'만을 놓고 진행돼 왔다. 변호사 단체와 대학들의 이해관계가 중심에 놓인 셈이다. 따라서 로스쿨법이 통과된 지금부터라도 변호사 단체와 대학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법률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농촌에서 태어나 상고만 졸업하고 독학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해 판사가 된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사례는 더 이상 나올 수 없다.

한편 〈프레시안〉은 지난 2006년 초부터 로스쿨 제도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을 소개해 왔다. 관련 기사를 한데 모았다.

- '로스쿨' 도입하면 '변호사의 전문성'이 보장되나

☞관련 기사 : '황당한 로스쿨 도입 구상', 계속해야 하나?
로스쿨 도입, 급하게 결정할 일 아니다
"로스쿨에서는 깊이 있는 법학 교육을 한다고?"
이은영 의원 "사법시험 공신력 상실…로스쿨 도입해야"

- '변호사의 수'가 문제의 핵심이다

☞관련 기사 : '변호사 대량 배출' 없는 로스쿨은 특권보호장치
법조인 선발방법이 아니라 공급규모가 문제다

- 낮춰야 할 '법조인 진입장벽', 오히려 높여서야

☞관련 기사 : "비정규-농민 자녀가 로스쿨 갈 수 있을까?"
주호영 "'로스쿨=사법개혁'은 국민 기만"

- '법률 서비스의 공공성' 논의가 빠졌다.

☞관련 기사 : "구청에만 가면 변호사가 도와주는 나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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