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의 수치가 놀랍다. 지난 6월28일 개봉돼 주말관객까지 합친 누계관객수, 그러니까 지난 한주간의 실질적인 기록이 190만 관객에 가깝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오랜만에 한건 터뜨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고, 그렇다면 파라마운트 영화지만 CJ는 파라마운트의 지분을 갖고 있어 국내 배급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돼있다. 국내에서 거두는 이익은 어쨌든 CJ의 몫이라는 얘기다. 가뭄에 단비다. 사람들은 왜 <트랜스포머>같은 변신로봇에 열광하는 것일까. 정말 영화속 변신로봇 같은 액션피규어에 꽂혀 있는 젊은이들이 많은 걸까. 그건 미국 사람들 얘기일 것이다. 이 영화가 국내에서 잘된 것은 순전히 마이클 베이라는,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이름값때문일 것이다. <나쁜 녀석들>이나 <진주만> 등을 만든 마이클 베이란 이름은 국내에선 여전히 흥행 보증수표다. 거기다 마이클 베이를 직접, 그러나 살짝 데려오고 시사회도 전례없이 아침 일찍 시간을 잡아, 영화를 일부 특정 미디어에만 노출시킴으로써 사람들의 궁금증 혹은 호기심을 증폭시킨 마케팅 전법도 매우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드롭률(drop rate)이다. 극장가가 다음 한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건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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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프레시안무비 |
1위~4위까지, 그러니까 <트랜스포머>와 <검은집>, <오션스13>, <슈렉> 외의 다른 작품들 수치는 크게 의미를 찾기 어렵다. 하정우, 베라 파미가 주연의 영화 <두번째 사랑>이 이토록 외면받을 것이라고는 쉽게 짐작하지 못했다. 매력적인 영화이건만,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나우필름은 전작인 <인어공주>에 이어 두번째로 실패를 맛본 셈이 됐다. 열심히,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지만 때론 계속 실패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댓츠 라이프. 잇츠 애니씽엘쓰. 순위에는 나오지 않지만 <황진이>가 박스오피스 바깥으로 완전히 밀려난 것이 놀랍고 안타깝다. 개봉 4주동안 125만 관객 정도를 모으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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