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흥행, 기대를 미치지 못하다

[박스오피스] 6월15~17일 전국박스오피스

한가하게 <오션스13>이 흥행 1위를 했네 마네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황진이>가 난리가 났기 때문이다. 개봉 2주째를 맞는 <황진이>는 전국 누계 관객수가 간신히 100만을 넘겼을 뿐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80만 관객은 들어야 할 영화다. 그래야 수지가 맞는다. 수지가 맞아야 영화사가 산다. 다른 영화사 얘기가 아니다.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 가운데 하나로 전통 충무로 자본을 대표했던 시네마서비스 얘기다. 시네마서비스는 최근들어 <아들>, <밀양>, <황진이> 등을 잇따라 배급했지만 다들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밀양>은 전국 15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지만 이 영화 역시 손익분기점 수치는 180만 관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도 타고, 관객들도 좋아해 줬지만 사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한 영화가 된 셈이다. 시네마서비스가 흔들리는 건 국내 영화계를 생각할 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시네마서비스가 앞으로 더 배급해야 하는 작품은 8~9편이나 남아있는 상태다.이들 영화의 실패로 큰 영향을 받게 됐다. 많은 영화인들의 걱정이 구만리다.

황진이 ⓒ프레시안무비

이런 와중에 약이 오르게도 <오션스13>이나 <슈렉>의 상황은 좋다. 아주 좋다. <슈렉>은 2주만에 220만 가까이 모았으며 <오션스13>은 개봉하자마자 50만 관객을 넘겼다.이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러브&트러블>같은 로맨틱 코미디조차 덩달아 개봉하자마자 12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아무래도 올 여름철은 할리우드에게 완전히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인 듯 싶다. 한국영화계 한 귀퉁이가 영화인들의 한숨으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