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내신 1ㆍ2등급을 묶어 만점을 주기로 한 입시안을 강행하기로 결정해 교육부와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대는 17일 "입시안을 바꿔야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내신 1ㆍ2등급에 만점을 주는 2008학년도 입시안을 강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서울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 학생들을 더 많이 선발하기 위해 '내신 무력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사립대의 방침과 기본적인 차이가 없다면서 제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대 "일부 사립대와 서울대 방침은 다른 것"
서울대는 이날 "서울대 입시안은 예전보다 더욱 학생부 중심의 입시 경향이 강화됐으며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입시안을 바꾸는 것은 공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입시안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또 "교육부가 서울대 입시안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했다. 서울대는 "내신 1∼4등급에 만점을 주기로 한 사립대 방침을 내신 1ㆍ2등급에 만점을 주는 서울대 방침과 동일 선상에서 취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일부 사립대가 내신 1∼4등급에 만점을 주는 것은 평어 점수를 사용한 학생부 적용 방식을 등급제 하에서도 동일하게 가져감으로써 실제로 내신을 무력화해 온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논리"라며 "이를 기존의 석차백분율 사용 적용 방식을 등급제 체제에 맞춘 서울대 입시안과 함께 묶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다만 내신 1.2등급을 나누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1ㆍ2등급을 나누는 것은 입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내신을 지나치게 강화해 공교육 현장의 숨통을 죌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매 등급마다 점수를 차별화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 황인철 대학지원국장은 "사립대 일부가 1∼4등급에 만점을 주겠다고 한 것이나 서울대가 1∼2등급에 만점 주겠다는 것 모두 제재 대상이 된다"며 "매등급마다 점수를 차별화하고 내신 기본 점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당초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했을 때는 아무런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울대가 당초 내신 1∼2등급 만점 입시안을 제시했을 때는 서울대의 전체 입시안에 비춰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지금으로선 사립대의 '내신 무력화' 시도가 표면화된 이상 더이상 용납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내신 무력화'는 고교등급제로 가는 길"이라면서 "최근 몇몇 대학의 조치는 학생들을 혼란에 빠트릴 우려가 있다"고 범정부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등 강경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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