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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간인 척 사는 '암흑시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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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간인 척 사는 '암흑시대' 사람들

[국가보안법, 나 잡아봐라!⑥] '자유민주주의' 한국?

자유민주주의! 세상에 몇 개 안되는 멋진 단어의 조합이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고, 생산의 법칙을 발전시키고, 감성과 이성의 혼합물인 문화예술을 창조하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은 자유의지일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개별의 자유의지들 중에서 다수가 공감하는 어떤 방향을 계층과 인종과 정체성에 상관없이 지역 공동체 개개인의 의사를 물어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유민주주의라는 말만큼 매력적인 단어조합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곳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란 개별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는 상관없는 의미인 것 같다.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란, 국가보안법이 주관적이고 제멋대로 규정을 마구 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그 선을 벗어나지 않는 방어적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러므로 당연히! 통일, 평화, 미국, 비무장 지대 등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세상을 사는 지혜이며 원칙이다.

또한 민주주의란 언제든 도돌이표처럼 과거로 회귀하여 발전과 변화라는 것을 무시하고, 여전히 전쟁위기와 국가적 공포감을 배경화면으로 삼아 다수가 원하는 것과 무관하게 누군가를 증오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그 근간으로 삼는 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

우린 암흑의 시대에 21세기의 인간인 것처럼 살고 있다
▲ "자, 결론을 내자. 난 이시우 작가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사진이 품고 있는 통일과 평화에 대한,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지지한다." ⓒ이시우(www.siwoo.pe.kr)

소위 '대한민국의 우익'이라고 스스로를 대표하는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 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좌파'라고 규정할 때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 있다. 세상의 어떤 좌파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그토록 열렬히 진행하며 신자유주의의 선봉에서 깃발을 흔드는가? 세상의 어떤 좌파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경제적 체계를 지지하는가? 세상에 어떤 좌파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지지를 보내며 군대를 파견하는가?

그러나 이번 이시우 작가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돌이켜 보면, 자유민주주의라는 말뿐 아니라 '좌파'라는 말 또한 이 나라에서는 독특한 의미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통일이나 평화라는 말을 즐겨 쓰거나, 미국의 정책에 대해 무조건 열렬히 찬성하지 않을 경우, 이 땅에서는 좌파라고 불리고 있나 보다.

만약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나 좌파라는 말이 진정 그렇게 쓰여지는 나라라면, 이 땅은 더 이상 21세기의 근대적인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이건 몇 백 년도 지난 세기의 마녀사냥의 시대이며, 지구가 둥글다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되던 암흑의 시대다. 우린 그 곳에서 21세기의 인간인 것처럼 살고 있다. 처참하고 비참한 기분이다.

그를 지지하는 나는 어쩔거냐!

자, 결론을 내자. 난 이시우 작가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사진이 품고 있는 통일과 평화에 대한,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지지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자의 그 위반의 핵심이 되는 창작물(선동물이나 반국가적 유인물, 나라의 근간을 해치고도 남을 만큼 위력적인 핵폭탄급의 용공선전물이라고 우기시겠다면 할말 없다)을 지지하며 나도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상태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

더더군다나 나는 자주 공식적인 자리(대학의 강의를 포함한)에서 미국을 공공연히 '씹었으며', 미군의 철수를 주장했고, 이라크 전쟁의 참전을 반대하거나 국가보안법을 없애자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매우 매우 큰 소리로 반대와 철폐의 뜻을 피력한 적이 많다. 증언을 해줄 사람도 꽤 많은 듯하다. 자, 어쩔 거냐!
변영주 감독은…

한국의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여성감독. 1989년에 결성된 여성영화집단 바리터의 창립 멤버로 참여해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1990), <우리네 아이들> (1990)의 촬영을 맡았다.

'나눔의 집'에 모여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현재와, 이들의 증언을 통해 처참한 과거의 역사를 복원시킨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을 발표했다. 이 영화는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상 처음으로 극장에 개봉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오가와 신스케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 <낮은 목소리2>(1997), <낮은 목소리3>(2000)으로 슬픔을 껴안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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