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10일 뉴욕 쉐라톤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외환은행 매각 절차, 중단된 것 아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은 매각 관련 회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모든 매각 절차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투자 대상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 매각 노력에 대해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한 이후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관심을 보여 상의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다른 많은 곳과도 협상을 했으나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매각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외환은행을 2003년부터 보유해 왔는데 최선의 인수자를 만나면 팔 것이다. 특정한 시간을 말할 수는 없다. (조건이 맞으면) 연내에 매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매각시기가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2003년 11월 외환카드 감자설을 언론에 유포해 주가를 하락시킨 뒤 226억원 상당의 주식매수 청구권 대금 지급을 회피하고 177억원 상당의 지분율을 높인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검찰의 계속된 수사를 문제 삼아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후 국내외 다른 금융기관 등과 재매각 협상을 벌였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각 방식은 신축적…재판 결과 및 여론 동향도 고려
이어 그레이켄 회장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외환은행 보유자산 매각이나 유상감자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전체 지분을 매각하기 어려울 경우 일부 지분의 매각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 방식은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레이켄 회장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그는 "론스타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안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며 외환은행 매각 논의는 내부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설령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주주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신중하게 고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결국 "적당한 인수자만 나타나면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재판 진행 추이 및 여론의 향배는 외환은행 매각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자격 편법 인수' 논란 의식…"적격투자자에게 매각" 강조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에 국내 은행들이 우선권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사항"이라고 답하면서도 매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국민은행이 우선권을 갖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아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매각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을 매각할 대상은 '적격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스타가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데도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낮추는 편법을 동원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레이켄 회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의 위법성 논란에 대해 "우리는 항상 법을 준수하면서 투자했다. 그러나 글로 쓰이지 않은 '정서법(culture law)'을 어기는 실수를 범했다"며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못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 실수를 범하기 않기 위해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동건설, 스타리스 매각은 오래 전 계획일뿐"…'먹튀'설 부인
한편 그레이켄 회장은 론스타가 극동건설과 스타리스의 매각 작업을 개시함에 따라 외환은행 재매각도 연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극동건설과 스타리스 매각은 외환은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극동건설 등의 매각은 수년 전에 계획했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후 한국 탈출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소위 '먹튀'설이라 불리는 이런 의혹에 대해 그레이켄 회장은 "한국에 있는 사무실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며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한국의 투자자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라며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에 남아 투자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해당 국가의 투자 대상에 주시할 때가 많으며 너무 위험해서 남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우리는 투자기회를 찾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론스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전세계 연기금을 비롯한 수천 곳의 투자기관이 우리의 투자활동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 다시 말해 선생님과 소방수 등 보통사람의 돈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들에 대해 나는 론스타의 대표 혹은 관리인으로서 책임을 지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98년 자산관리공사 입찰 참여로 한국 진출…국내 자산 최다 보유 사모펀드
1991년에 설립된 론스타는 약 20조 원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벨기에와 영국, 독일, 아일랜드,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8년 자산관리공사(KAMCO)의 부실채권 경쟁입찰 참여를 시작으로 투자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극동건설과 외환은행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인수하고 부동산과 부실채권 등에 대한 투자규모가 한때 5조~6조원에 달할 정도로 왕성한 투자 활동을 벌였다.
현재 외환은행을 제외한 투자자산은 1조 원 미만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한국 내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모펀드로 꼽힌다.
| 론스타 회장 "단지 '정서법'을 어겼을 뿐" 다음은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연합뉴스>와의 일문일답. -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외환은행 매각이 가능한가 우리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안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다. 지금은 매각 관련 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모든 매각 절차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투자대상을 찾는 작업은 계속되며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외환은행 매각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협상은 어떻게 됐나 국민은행과의 계약 파기 이후 DBS가 관심을 갖고 접근해서 상의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DBS는 작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국민은행과 함께 입찰에 뛰어들었던 업체이기도 하다. - DBS 이외 다른 매각 협상 대상자가 있었나 그들이 누구인지는 공개할 수 없지만 외환은행에 관심을 갖고 협상을 요청한 곳이 많았으며 이들과 상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 - 론스타가 최근 극동건설과 스타리스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외환은행 재매각도 연내에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그런 추측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극동건설 및 스타리스 매각과 외환은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같은 추측은 론스타가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극동건설 등은 2002년에 투자한 이후 5년 동안 보유했으며 수년 전에 계획했던 것을 이번에 실행에 옮긴 것뿐이다. 외환은행은 2003년부터 보유하고 있었는데 전략적으로 최선의 인수자를 만나면 팔 것이다. 특정한 시간을 말할 수는 없다. (조건이 맞으면) 연내 매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매각시기가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 론스타가 운영하는 펀드(론스타Ⅵ)의 투자자들이 외환은행 매각이 지연되는 것을 인내할 수 있나 투자자들은 기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사모펀드에 돈을 맡긴 이들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자다. 게다가 외환은행은 훌륭한 은행이며 현재 이익을 많이 내고 있다. - 외환은행 매각 관련 마감시한이 있나 없다. - 론스타가 선호하는 외환은행 인수자가 있나 선호하는 인수자는 없다. 론스타코리아 등 한국에 계신 분들의 의견과 주주, 직원 등 외환은행의 이해관계자들의 생각, 그리고 (론스타)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려해 선택할 것이다. -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 우선권이 있나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다.(작년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올해 2월 초에는 농협도 DBS와 외환은행 공동 인수를 위해 협의했지만 결렬된 바 있다.) - 작년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던 국민은행에 우선권이 있나 아니다. - 한국 검찰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 - 다른 나라에서도 외환은행처럼 투자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나 없다. - 유독 한국에서만 투자자산을 파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나 매각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건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자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사모펀드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 사모펀드의 긍정적인 역할이란 무엇을 말하나 예컨대 우리가 투자한 극동건설은 파산 건설업체였으며 청산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후 재구조화를 통해 건실한 회사로 변신했다. 이제 회사 주주들과 직원들이 좋아하는 회사가 됐다. 외환은행도 투자 당시에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실패할 위험이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많은 은행들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었다. 우리가 12억 달러를 투자할 때 그만한 거액을 투자할 곳이 없었다. 우리는 인수 이후 은행이 안고 있던 부실채권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다른 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반면 외환은행은 론스타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위험을 짊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 작년 한국 방문시 1000억 원 규모의 사회환원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구체적인 것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문에 기부할 생각이다. - 외환은행 지분을 전부 매각하는 것 이외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 무엇을 고려하고 있나 부분적인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부분 매각은 전체 지분 매각이 안 됐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로선 주된 고려사항이 아니다. 외환은행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나 유상감자 등의 방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앞으로도 한국에 계속 투자할 의향이 있나 1998년부터 한국에서 10년째 투자활동을 해 왔다. 우리는 한국에 가장 많은 자산을 투자한 사모펀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10년 이상 한국에 남아 투자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한국에 있는 사무실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며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있다. - 법원 판결 전까지 한국 내 투자활동을 중단하나 힘들겠지만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투자대상을 물색할 수 있으며 투자도 할 수 있다고 본다. - 외환은행을 팔기 위해서는 금융감독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고려는 외환은행 인수자는 금융감독당국의 허가를 받을 만한 적격 투자자여야 한다. 그래야 좋은 인수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내 여론도 인수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고려대상이 되는지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때 국내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 국내에 남은 투자자산은 무엇이 있나 외환은행과 스타리스, 극동건설, 카드채, 일부 부동산이 있다. 외환은행을 제외한 국내 투자자산 규모는 1조 원 미만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투자한 자산 가운데 수익을 낸 것도 있지만 꽤 많은 손실을 기록한 것도 있다. - 한국의 반외국인 감정이 유독 심하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반외국인 감정이 특별히 심한 건 아니다. 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라도 반외국인 감정을 갖고 있는 단체나 집단이 있다. 한국에는 반외국인 감정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 한국 국민이 글로벌 경제와 관계를 맺은 덕분에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많은데 이들도 글로벌 경제와 교류한 데 힘입어 좋은 성과를 거뒀다. - 사모펀드는 기업을 건강하게 키우기보다는 짧은 기간에 이익을 얻으려는 기업사냥꾼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모펀드는 단기 투자자가 아니다. 통상 3~5년 정도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다. 주식시장의 직접 투자와 다르다. 회사의 재정적 동태를 고려해 투자하며 투자대상 회사가 재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돕는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좋은 회사들은 계속 성장하며 재정적으로 든든하면서 이윤을 남기는 곳이다. 사모펀드는 이런 세 가지 요소를 갖춘 회사들을 찾고 있다. 만약 재조정이 필요하다면 이는 투자한 회사에 장기적으로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직원과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직원을 줄이는 회사는 이윤을 못 남기는 회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정적으로 튼튼한 회사들은 성장하며 고용을 늘리기 때문에 직원들의 일자리는 안정적이다. - 블랙스톤 등 일부 사모펀드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론스타도 상장 계획이 있나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론스타의 지배구조나 운영방식에 만족하고 있다. - 현재 전세계에서 약 2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에 약 50억 달러 규모의 여섯번째 펀드를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 추가로 조성된 펀드가 있거나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여섯번째 펀드 이후 새로 나온 것은 없다. 다만 올해 말에 50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새 펀드를 모집할 예정이다. - 사모펀드의 활동 영역이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규모도 대형화 추세다. 이에 대한 론스타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계속해서 투자대상 국가를 찾고 있다. 또 우리에게는 많은 전문가들이 있으며 금융회사와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사모펀드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해당 국가에서 투자대상을 주시할 때가 많다. 너무 위험해서 남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우리는 투자기회를 찾는다. -한국에 많은 자산을 투자한 이유는 우리는 한국 국민과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추가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는 항상 법을 준수하면서 투자했다. 그건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는 한국에서 성공하기를 원했고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글로 쓰이지 않은 '정서법(cuture law)'을 어기는 실수를 범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의 '정서법'을 이해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의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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