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나"

"50년 몸담은 민주세력이 사분오열인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31일 자신의 '훈수정치'에 대한 비난과 관련해 "내가 50년 동안 몸 담았던 민주개혁세력이 사분오열 돼 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많은 실망과 좌절을 겪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항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으로 예방한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 또한 많은 책임을 느끼고 내 한 몸 편하자고 가만히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오영식 의원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은 대통합이 대의이고 명분이다"며 "대선후보도 중요하지만 (통합의) 모델을 만드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정 의장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정 전 의장이 정대철 그룹의 2차 탈당, 민주당과 김한길 신당의 소통합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을 이루기까지)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데 그 시점까지 최선의 방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되 만약 그것이 여의치 않더라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차선의 방법이라도 현실화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그 말은 제 세력이 출발선에 같이 서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참여세력 일부가 함께하지 않아도 신당의 기관차는 출발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관련해 "(박 대표가) 일전에 말하는 것을 보니 생각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더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