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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희망캠페인'은 계속돼야 한다"

[프레시안-여성재단 공동캠페인·9·끝]"경제적 평등 보장돼야"

우리가 사는 오늘의 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공업사회에서 지식과 정보중심의 탈공업사회로의 구조적인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한편 더 이상 남성위주 또는 강자위주의 논리로는 총체적인 위기극복은 물론 지구적인 무한경쟁시대에서 국제적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극명해졌다.

이 시점에 딸들에게 희망세상을 열어주기 위해 태어난 한국여성재단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일은 오늘의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과 단절을 풀어내고자 대치상황 사이의 벽은 헐고 소통할 수 있는 다리를 놓는 일이다. 그 일을 선진국에서처럼 '필랜스러피(Philanthropy)'를 통해서 하는 것이다.

필랜스러피란 일반적으로 박애, 자선행위 등으로 번역되고 있는데 연구자들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 발현으로서의 행위를 뜻하며 서로간의 사회심리 속에 스며들어 있는 극히 자연스러운 상호부조의 기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 또는 재단 등의 공익법인 형태를 띠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한국여성재단과 파트너 단체인 4000여 개의 여성단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여성재단은 해마다 5월을 '여성희망캠페인'의 달로 정하고 100인 기부릴레이를 비롯한 집중모금활동을 전개한다. 올해의 화두는 '여성의 빈곤화 해소'다. 세상에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과 불이익 감수를 강제하던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여성계의 관심사는 경제적 평등으로 승계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여성이 빈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21세기가 지향하고 있는 성평등사회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2007 여성희망캠페인 발대식 중 기업공동캠페인에 참여한 기업들의 약정식 장면. ⓒ한국여성재단

여성의 빈곤문제는 그 원인을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에게 비우호적이며 배제적인 사회안전망제도,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문제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월급 남자 230만 원, 여자 120만 원'이라고 적힌 지하철 구인광고문에서도 50%의 남녀 임금 격차를 엿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가족해체가 심화되면서 증가추세에 있는 여성가장들은 남성가장들과 마찬가지로 주거, 자녀교육, 의료 등 기초적인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지만 남성 생계부양자 위주의 노동시장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심지어 소득중단 시 남성에게 주어지는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보장이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여성의 빈곤문제는 복지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적 평등의 관점에 입각하여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사회운동으로 전개돼야 한다. 여성들을 일회적인 지원과 일방적인 수혜 대상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절대적 빈곤에 빠지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보건과 복지, 노동과 가족 등 국가 정책의 제 분야들을 망라한다. 한편 국가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고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며, 여성들간의 연대를 통하여 운동을 확산해가는 여성들 스스로의 자구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올해부터 여성계가 이 문제를 중장기적 운동의 과제로 삼은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여성공감'에서는 여성재단의 5월 캠페인을 소개하면서 여성을 위한 기부문화의 현실을 되짚어봤다. ⓒ한국여성재단

변화되었다고는 하나 우리 사회 곳곳에 아직도 만연해 있는 성차별은 기부문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의 내면을 선진사회와 비교하여 들여다보면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는 관대하지만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공익활동을 위한 기부에는 소극적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발전을 위한 기부에는 극히 인색하다. 그것이 내 딸, 내 어머니의 문제인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가항력적인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밝은 앞날을 예측하게 하고 있어서 희망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여성재단의 희망 주자들이다. 올해로 다섯 돌을 맞는 여성희망캠페인의 100인 기부릴레이에 지금까지 약 1만여 명의 주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기의 시간과 재능과 돈을 기부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같은 일을 권하는 의미 깊은 일로 사회변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암적 요인인 갈등과 단절을 풀어내기 위하여 집단 사이의 벽을 헐고 소통의 다리를 놓는 희망전도사들이다.

여성의 빈곤화 해소의 과제는 단기간에 쉽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50여 년간의 세월과 끈질긴 노력을 필요로 했던 호주제 폐지에서의 체험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의 빈곤화 해소를 위한 여성희망캠페인은 5월 한 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그 날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여성재단의 문을 열어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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