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의 쇠고기에 대한 무역 규제는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체없이 규제를 해제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수역사무국(OIE) 과학위원회에서 22일(현지시각) 미국과 캐나다를 광우병 위험 통제국(controlled risk)로 판정하자 미국과 캐나다 정부 및 수출업자들은 일제히 환호의 탄성을 질렀다.
특히 미국은 지난달 23일 뼛조각이 발견될 경우 해당 상자만 반송하기로 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 검역기준을 완화해 수입을 재개한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기다렸다는 듯 압박을 가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OIE가 모든 미국산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안전한 교역을 위한 과학적 증거들을 지지한 데 환영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한국 정부가 OIE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OIE의 판정은 동물검역에 대한 국제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국가간 협상에서는 구속력이 없다. 그러나 지난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각국의 수입중단 조치가 잇따르며 쇠고기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OIE 판정을 근거로 더욱 강하게 규제조치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차지할 것"
<로이터>는 이날 "OIE 총회의 결정이 난 직후 미 농무부 마이크 요한스 장관은 '이번 판정이 왜곡된 무역 구조나 다름없었던 쇠고기에 대한 무역 장벽을 없애는 시초가 되길 바란다'며 '희망사항'을 밝혔다"고 전했다.
농무부 가축위생과의 론 디해븐 부장은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대중적인 설득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도구가 될 것"이라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 당시 한국측 대표단 앞에서 쇠고기 시식을 하기도 했던 몬태나 주의 맥스 보카스 상원의원은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우리의 무역상대국들이 유지하고 있는 쇠고기에 대한 규제는 이제 과학적인 근거가 없음이 증명됐다"며 "즉각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 쇠고기축산업협회 소속 경제전문가인 그레그 도드 또한 "우리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더 이상의 재정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무역 장벽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우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같은 환호의 물결은 캐나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미국은 물론 캐나다산 쇠고기 수출도 최저 수준을 달리고 있다.
캐나다 쇠고기수출연합의 태드 해니 의장은 "OIE의 판정이 그간 좋지 않았던 국내 여론에 시달려 온 캐나다산 쇠고기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라며 "OIE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는 국가는 전세계으로 발전하고 있는 무역 경향에서 뒤쳐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캐나다의 척 스트랄 농림부 장관은 "이제 모든 국가들은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한 무역장벽을 걷어내고 수개월 내에 쇠고기를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이 수출국들이 보다 많은 수입을 약속하는 조치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멕시코에 대한 쇠고기 수출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트랄 장관은 "어느 누구도 스스로 준비돼 있지 않다면 어떤 국가에도 시장을 열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OIE 결정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쇠고기에 대한 전세계 무역장벽 해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