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보커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협상 개시를 하루 앞둔 3일 빅스카이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미 양국 FTA 협상단 초청 오찬에 앞서 별도로 열린 '쇠고기 시식 행사'에서 몬태나산(産) 쇠고기로 조리된 스테이크를 직접 먹어 보이며 한국말로 "맛있습니다"라고 5~6차례 연발했다.
보커스 의원은 이 행사에서 "몬태나산 쇠고기는 맛있고, 뼈가 있든 없든 안전하다"며 "(이 쇠고기가) 한국시장에서 자유롭게 판매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분히 정치적 성격이 짙은 이런 행사를 마련한 보커스 의원은 몬태나 주 출신으로 이 지역 축산업계의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미스터 쇠고기(Mr. Beef)'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빅스카이를 5차 협상 장소로 추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쇠고기 시식 행사에는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와 이태식 주미대사도 참석했다. 이들은 보커스 의원의 쇠고기 시식 장면을 지켜보며 밝은 표정을 지었으나,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또 이 자리에는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와 슈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했다. 또한 카우보이 모자와 웨스턴 부츠를 착용한 이 지역 축산업자 10여 명과 상공업자 5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올해 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했으나 그 뒤에 국내로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두 차례나 거듭해 뼛조각이 발견됨에 따라 해당 쇠고기를 반송 또는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 축산업계는 "한국의 검역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라거나 "뼈 있는 쇠고기도 안전하니 수입하라"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며 한국에 대한 수입개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파동이 발생함에 따라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후 한미 양국 간 무역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5%에서 2005년 3.5%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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