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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갈 데가 없으면 한심하다"

정동영-김근태 '5월 빅뱅' 발 빼기?

금방이라도 열린우리당을 박차고 나갈 듯 했던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양측은 공히 정세균 지도부의의 통합추진 기한인 6월 14일까지는 "지켜보고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세에는 응당한 대응을 하겠지만 탈당 절차는 '질서 있는 퇴각'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청와대가 확전을 자제하고 있고 두 전직 의장도 당적 정리 문제에 관해선 한 발 빼는 모습으로 돌아섬에 따라 친노-반노 간의 전면전은 당분간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나가서 놀 물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정, 김 전 의장의 이같은 기류변화는 노 대통령과의 공방전만으로는 탈당의 명분이 부족한 데다 당장 자신들의 탈당을 뒷받침해줄 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상황판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과 벌인 극단적 공방에 대해서도 당내 여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고, 정대철 고문, 김덕규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을 중심으로 제3지대 신당의 밑그림을 그려 온 일부 의원들이 "가건물이라도 지어 놓고 탈당하자"고 압박한 것도 유효했다.
  
  정 고문을 포함한 11명의 중진,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5월 말까지 서둘러 '가건물'을 올리기로 입장을 모았다. 이를 전한 문학진 의원은 "탈당을 하더라도 나가서 놀 물이 있어야 한다. 탈당을 하고 난 뒤 아침에 일어나서 갈 데가 없으면 한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뒤 대통합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기본 틀거리를 형성한 상태에서 필요하면 집단탈당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나눴다"며 "5월 말까지 대통합신당 창당에 동의하는 제세력과의 접촉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친(親)정동영 성향의 박명광, 채수찬, 친김근태 성향의 최규성 의원 등이 참석해 양측의 교감 하에 논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이날 참석한 11명의 의원들 사이에는 접촉할 대상도 역할분담을 해뒀다.
  
  특히 정대철, 신상우 고문,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중진들은 조만간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해 대선주자들에 대한 공격적인 언행의 자제를 당부키로 하는 등 중재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는 대통령과 대선후보 진영의 갈등 자체를 봉합하자는 것이라기보다는 친노와 반노 진영의 '합의 이혼'을 위한 중재 시도다.
  
  5말6초 대규모 집단탈당?
  
  하지만 이들이 주도하는 제3지대 '가건물 짓기'도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이 공식적인 대표성을 가진 모임이 아닌 이상, 고작해야 각 정파의 세력을 테이블에 불러 모으거나 '대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선언적 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지도부의 통합추진과도 별개의 움직임이다.
  
  이로 인해 문 의원이 5월말~6월초를 언급하며 "이제 결정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찔끔찔끔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집단적이고 매우 큰 규모의 행동이 필요한 시점으로 왔다"고 대규모 집단탈당을 예고했으나, 탈당 대오를 어떻게 조직할 것이며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선 뚜렷한 답이 없다.
  
  정, 김 전 의장 측을 동시에 탈당시킬 것인지 순차적으로 탈당시킬 것인지, 세력을 먼저 탈당시키고 정, 김 전 의장은 추후 합류하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 한꺼번에 탈당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 사항으로 남겨뒀다.
  
  하지만 정, 김 전 의장 측이 탈당 뒤의 행보와 관련해 서로 다른 구상을 가다듬어왔다는 점에서 이들을 과연 가건물 안에 묶어 둘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 전 의장은 여전히 자신의 지지그룹인 민평련을 이끌고 탈당해 천정배 의원 등과 개혁블록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은 반면, 정 전 의장은 세 규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홀로 개별탈당하거나 당에 남아 세력 확보에 주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두 전직 의장은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 후보들 간의 직거래에 더욱 관심이 많다.
  
  또한 민주당이나 중도개혁통합신당 등 열린우리당 바깥 세력이 이들의 제3지대 신당론에 호응해 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미 제3지대 창당론에 대해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박상천 대표는 전날 제안한 '통합추진협의회' 추진을 위해 11일 오전 정세균 의장을 면담키로 했고, 김한길 중도통합신당 대표와도 통합을 위한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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