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한미FTA 저지 시위 중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한 택시 기사 허세욱 씨가 15일 오전 11시 22분 한강성심병원에서 숨졌다.
고인은 지난 4일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후 증세가 잠시 호전되기도 했으나, 화상으로 인한 합병증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고인은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으며, 한미FTA반대 1인시위에 참가하는 등 한미FTA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한편 고인의 유가족들은 사망진단서를 발부받은 직후 가족장을 치르겠다며 시신을 고인의 고향인 경기도 안성 성요셉병원으로 옮겼다.
허 씨의 분향소는 현재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 마련돼 있다.
'허세욱 분신대책 특별위원회'는 '고(故) 허세욱 장례위원회'로 개편하고, 고인의 유가족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허 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성요셉병원에 분향소를 설치할지의 여부, 그리고 장례절차 등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인의 유가족들은 최대한 빠르고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허 씨가 분신한 뒤 병원에 후송됐을 때도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측은 "허 씨를 살리기 위해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허 씨 유가족들은 수술을 반대했다. "허 씨의 화상이 너무 심해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유가족들의 입장이었다.
결국 지난 4일 치러진 수술은 민주노총, 범국본 등 관계자 4명이 "허세욱 씨의 치료 및 이후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이뤄졌다.
범국본 관계자들로 구성된 '고(故) 허세욱 장례위원회'가 허 씨 유가족들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 할 경우, 범국본 차원의 장례가 가족장과 별도로 시신 없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고 허세욱 장례위원회'는 15일 저녁 7시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16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에서 추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