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어 더빙-간접투자, 맞교환의 배경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어 더빙-간접투자, 맞교환의 배경은?

[한미FTA 뜯어보기 466]최민희 "FTA 협상서 더빙 압력 반대하다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Program Provider)에 대한 100% 간접개방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협상 막바지에 CNN의 한국어 더빙 방송을 가장 강하게 요구했다. 그것은 반미문제 등 한미관계를 고려할 때 보도전문채널이 들어와야 한다는 요구였다고 본다. 그러나 더빙 방송은 너무 큰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에 반대했다.

그러자 협상 마지막 24시간을 남겨놓은 시점에 간접투자가 제안됐다. 피해 규모를 예상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


방송위원회 최민희 부위원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한미 FTA 방송분야 협상 결과 평가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PP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가 개방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일 타결된 한미 FTA 협상 결과 방송 사업자인 PP에 대한 외국인 투자제한이 사실상 철폐됐다. 이로 인해 외국 기업이 국내에 법인을 설립할 경우 이 법인은 국내 법인으로 간주돼 PP진출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한미 FTA 협상으로 국산 영화(25%) 및 애니메이션(35%) 편성 쿼터가 비지상파 방송에서 각각 5%씩 완화됐으며 수입방송물에 대한 1개 국가 쿼터도 60%에서 80%로 늘어났다.

방송 전문가들은 간접투자에 대한 유예기간이 협정발효 이후 3년인 점을 고려하고 협정 발효시까지 2년이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201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방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국내 케이블TV가 스스로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 ⓒ프레시안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미 FTA로 인해 개방된 간접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발제를 맡았던 민언련 신태섭 대표는 "PP에 대해 간접투자를 100%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은 그 자체가 주권국가로서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의 요구는 외국인 소유 및 투자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는 미국과 형평성을 맞추라는 논리이지만 미국은 지방정부가 케이블방송에 대한 규제권한을 행사하는 규정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이교정 전무는 "미국의 PP는 제작과 공급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 기업이 간접투자한 PP가 설립된다면 국산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쿼터도 오래 갈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전무는 "미국 미디어 기업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투자한 프로그램을 유통시키려 할 것이고 길어봤자 5년에서 10년 사이에 국산 프로그램 쿼터는 0%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비평 우리스스로(매비우스)의 노영란 사무국장은 "한국의 케이블TV가 굉장한 발전을 이뤘다고 얘기하는데 그 과정에서는 미국의 콘텐츠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인기있는 채널들은 거의 미국의 스포츠나 드라마, 신작 미국영화 방영 채널"이라고 밝혔다. 노 국장은 "미국 콘텐츠가 그만큼 케이블TV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해 왔는데 방송이 개방됐을 경우 과연 케이블TV 시장이 얼마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문효선 정책위원도 "미국 미디어업체의 국내법인은 기존 PP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독자적으로 유선방송사업자(SO)를 상대로 채널 편성을 꾀할 것"이라며 SO들도 경쟁력있는 미국 PP를 선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무리 커봤자 411억 원" vs. "6000억 원 넘을 수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송개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엇갈린 전망이 제시됐다.

최 부위원장은 "간접투자의 현실적인 후유증을 여러 방면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방송위는 몇 가지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현재 9개인 한-미 합작채널을 모두 국내법인화하는 경우 80억 원 정도의 시장 잠식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 다음 이들 9개 PP가 국내법인화 하는 동시에 유사한 사업자가 들어오는 경우 매년 200억 정도의 잠식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분야에 미국 채널이 진입할 경우 미국 방송사들이 전세계적으로 35.3%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데 이와 동일한 비율로 국내 시장을 차지한다면 연간 411억 원가량의 잠식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 기업이 국내에 법인을 설립할 경우 최소 30인 이상의 사원을 지녀야 한다는 규정과 국산 프로그램 쿼터 제한으로 인해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갈 경우 고용감소 효과 또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는 피해 규모를 지나치게 작게 밝히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표적인 MPP(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온미디어 같은 경우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 정도이고 외국 PP는 이보다 더 큰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이 같은 MPP가 3개만 만들어져도 6000억 원의 시장 잠식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