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녹스 논쟁' 다시 불붙어

산자부 "세녹스 엔진부식", 생산업체 "신뢰할 수 없다"

자동차첨가제 ‘세녹스’를 놓고 산자부와 생산업체 간에 다시 논쟁이 불붙었다.

***산자부, "세녹스 공해배출 휘발유보다 많다"**

산업자원부는 12일 ‘유사휘발유’ 논란을 빚고 있는 ‘세녹스’에 대해 ‘아반떼XD’(2003년형) 차량으로 환경성능평가를 실험한 결과 “휘발유에 비해 발암물질인 알데히드 배출이 훨씬 많고 연료장치 부식 등 엔진 내구성을 크게 약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세녹스가 연비 면에서 휘발유보다 낮아 실험차량에서 4.1%, 쏘나타Ⅱ(94년형)는 0.3%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탄화수소(HC),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 배출되는 가스는 휘발유와 세녹스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또, 연료청정성 시험에서는 휘발유는 50시간 연소후 26㎎의 퇴적물이 발생한데 비해 세녹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387㎎의 퇴적물이 생겼으며, 세녹스 40% 첨가연료는 80㎎의 이물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특히, 세녹스가 휘발유보다 포름알데히드가 21.4%, 아세트알데히드 30.3%, 기타 알데히드 114.2% 등 알데히드 배출이 휘발유 보다 62.1% 많은 것으로 들어나 공해배출이 휘발유 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산자부는 그러나 환경부의 알데히드 배출기준은 휘발유뿐 아니라 세녹스도 충족시켰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사용시 엔진내구성을 약화"**

산자부는 또 일본출장을 통한 간접조사와 현대자동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녹스 같은 알콜을 포함하는 연료를 사용하면 차량연료장치의 부식을 초래해 장기간 사용 시 엔진내구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산자부는 영하 20℃에서 시동을 거는 실험에서 휘발유 1.35초, 세녹스 2.52초로 나타났으며 영하 25℃에서는 휘발유는 3.43초가 걸린 반면 세녹스는 24.0초가 걸려 사실상 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엔진출력 실험에서는 휘발유와 세녹스, 세녹스 40% 첨가연료 모두 출력이 같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산자부는 이번 실험결과에 따라 세녹스의 환경·성능·안전 등을 고려할 때 허용할 수 없는 ‘불법제품’으로 규정짓고 재경부와 법무부, 행자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세녹스가 환경과 성능에서 우수하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국민들도 값이 싸다고 세녹스를 휘발유 대신 사용하는 것은 환경오염을 증가시키고 탈세·불법 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며 인체와 차량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녹스 측, "근거도 없이 사설자동차연구소에서 실험”**

그러나 세녹스의 생산업체와 판매업체는 이번 산자부 실험결과에 대해 즉각 반박문을 내고 실험결과를 반박하고 있다.

세녹스 판매업체인 ‘프리플라이트’의 구동진 차장은 “이번 실험과 발표내용은 세녹스에 대한 법원판결을 한 달여 앞두고 산자부가 ‘홍보용’으로 한 것으로 아무런 행정적인 의미도 갖지 못하고 근거도 없는 실험이었다”며 “정부가 실험을 하면서 국가기관에서 하지 않고 정유회사를 가진 재벌회사의 사설자동차연구소를 이용하고 실험에 참가한 9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산자부 직속기관이나 관련단체 사람들로 채워졌는데 우리가 어떻게 인정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구 차장은 또 “산자부가 연료장치의 부식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일본자료는 실험에 쓰인 것이 ‘에틸알콜’인데 세녹스는 ‘메틸알콜’ 1%가 들어가는 첨가제”라고 지적하고 “매연에서 2급 발암물질이 허용치 이하가 나온 것을 가지고 호도하고 있는데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세녹스 첨가한 차량이 더 적다는 점은 무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구 차장은 “실험용으로 가져 간 세녹스 샘플을 등유 담던 드럼통에 담아다가 실험한 것이 정확한 실험으로 볼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산자부, "국민이 가짜휘발유에 속지않도록 조사"**

이런 세녹스 측의 반발에 대해 염명철 산업자원부 석유산업과 과장은 “이번 실험으로 세녹스 같은 ‘가짜휘발유’를 막는 직접적인 행정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가짜휘발유에 현혹되지 않도록 교육하는 효과를 목표로 한 것”이라며 “세녹스는 정유회사와 산자부가 마치 유착관계에 있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지만 정유회사는 세녹스에 들어가는 용제를 팔든 휘발유를 팔든 리터당 350원의 이익은 그대로 보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염 과장은 “세녹스는 첨가제나 신연료가 아니라 가짜휘발유로 세금징수도 피하는 불법제품임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이 지난번에 아마추어 수준의 소비자단체들이 실시한 실험을 보고 오해할 수 있어 이번 실험을 준비했다”고 부연했다.

염 과장은 실험참가자 중에 산자부와 관련된 사람이 5명이 넘는다는 지적은 인정하고 “실험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염 과장은 세녹스를 등유가 담겼던 드럼통에 담아서 실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로 씻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가 “드럼통은 세녹스로 씻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