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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송을 외국에 팔아 넘기는 나라가 어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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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송을 외국에 팔아 넘기는 나라가 어딨나"

[한미FTA 뜯어보기 371]언론단체 "미디어는 FTA '막판 퍼주기'의 핵심"

한미 FTA 고위급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그간 방송 및 미디어 시장 개방을 반대해온 언론·문화단체들이 "한미 FTA 협상은 그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전국 21개 단체로 이뤄진 '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분야 공동대책위원회'는 30일 청와대 근처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묻지마 체결'을 위해 시청각미디어 분야를 퍼주려는 공작과 음모를 멈추라"고 밝혔다.

"더빙 빼곤 미국 요구대로 방송 개방한다"

시청각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미국은 쌀 추가 개방을 요구하지 않는 대가로 '비위반 제소'의 대상에 지적재산권 분야까지 포함하는 등 막판 싹쓸이를 하고 있으며 한국은 '막판 퍼주기'를 그치지 않고 있다"며 "시청각·미디어 분야는 '막판 퍼주기'의 핵심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현재 정부는 금융 분야에서 '협상의 마지노선' 중 하나인 '일시 세이프가드 도입'을 관철하기 위해 시청각미디어를 미국에 전면적으로 내주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다"며 "일시 세이프가드 도입을 반대하는 미국에 대해 한국 정부는 협상 자체를 결렬시키는 게 아니라 '시청각미디어 퍼주기'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대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CNN 등의 한국어 더빙 방송과 국내 광고 유치 허용 △방송채널사업의 외국인 소유지분을 49%에서 51%로 완화 △미래유보를 현재유보로 하는 등 방송 관련 규제의 전반적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 한국은 △국내 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쿼터 축소 △스크린쿼터 재확대 금지 등을 양보 목록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양문석 정책실장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요구에 대해 한국측은 '한국어 더빙 방송'만 빼고 모두 양보했다고 한다"며 "시청각미디어분야를 이런 식으로 외국에게 팔아 넘기는 나라가 어디 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제껏 방송들이 왜 FTA 보도 외면했는지 알겠다"

한편 공대위는 이날 별도로 한국방송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MBC 최문순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항의서를 발표했다.

공대위는 항의서에서 "방송이 끝장 빅딜의 핵심 카드로 팔릴 상황에 이른 이 상황에서 가장 공익적 책임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정부에 대해 해외프로그램 편성 쿼터를 완화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한다"며 "이 무슨 해괴한 날벼락인가"라고 되물었다.

지난 28일자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방송협회는 지난 13일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산하 기구법제분과위원회에 △국내 프로그램 의무편성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대중음악 의무편성 △단일국가 제작의무편성을 '과도한 편성규제의 사례'로 꼽으면서 이들에 대한 폐지 내지 완화를 요구했다.

이는 방송법이 국내 방송콘텐츠 육성을 위해 지상파에겐 전체 방송시간의 60% 이상을 국내 제작 프로그램으로 편성토록 강제하고 있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방송협회의 요구는 이 규제를 완화하면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 국산 프로그램 대신 저렴한 외화로 보다 높은 시청률을 획득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이들의 주장은 미국과 거대 초국적 미디어 복합 기업들이 내세우는 논리와 똑같다"며 "당신들의 이해관계는 결국 미국의 초국적 자본의 이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공대위는 "이제 왜 MBC가 한미FTA에 대해 조용했는지, 지상파 3사가 왜 방송 개방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지 정확하게 알겠다"라며 "공영방송이건 민영방송이건 상관없이 결국 FTA는 자신에게 도움 될 판이라고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공대위는 "방송사 사장들의 반역사적, 반사회적, 반민중적 처사를 2천만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이름으로 고발한다"며 "영악한 이기주의가 어떻게 사회적 대의, 민주적 공익, 문화적 가치를 파괴하게 될지 역사의 이름으로 증언할 것이며 오랜 투쟁을 통해 얻어낸 방송의 민주화는 당신들의 소아적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쉽게 좌초되지 않을 것 또한 명심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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