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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금지' 논란, 법원 소송전으로 비화

집시법 헌법소원 제기…"헌법상 기본권 침해"

최근 한미FTA 반대 집회에 대한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 침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13일 "기자회견까지도 경찰에 의해 옥외집회로 간주돼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처벌을 받았다"며 "헌법재판소에 집시법 관련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도 밖에서 하면 집회?…헌법소원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 대표는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라는 시민운동 연합체의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지난 2005년 2월 1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자택 앞에서 과거사 청산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경찰이 신고하지 않은 기자회견까지도 불법 옥외집회로 간주하고 처벌하고 있어 위헌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3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을 경찰이 강제로 이동시키는 모습. ⓒ프레시안

하지만 경찰은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했다"며 이 대표를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이 대표는 결국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항소를 한 이 대표는 지난 2월 벌금 50만 원으로 감형됐지만, "집시법의 옥외집회 규정과 옥외집회에 대한 신고 규정 등이 까다로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재판부에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기각 당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집시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하는 한편, 현행 집시법에 대한 위헌성을 헌재에 직접 묻게 됐다.

"'집회의 자유'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

헌법소원 대리인인 염형국 변호사는 "현행 집시법에는 집회 개념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또 과도한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동시에 미신고시 형사처벌토록 하는 등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가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염 변호사는 "이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헌법 제32조의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이 없는 기자회견에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정으로 위헌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이후 모든 FTA 반대 집회에 대해 경찰로부터 집회금지 통고를 당한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지난 9일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는 위법이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경찰은 이들 단체가 "지난해 11월 집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모든 집회를 금지통고를 하는 것은 물론 지방에 거주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상경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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