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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시위대 폭행, '값싼 사과' 하면 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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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시위대 폭행, '값싼 사과' 하면 끝인가"

[한미FTA 뜯어보기 282] 인권단체, 경찰청장 등 검찰 고발…"관련자 처벌해야"

인권단체들은 지난 10일 한미 FTA 반대 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 및 취재진을 폭행한 것과 관련해 이택순 경찰청장, 홍영기 서울지방경찰청장, 김동민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그리고 1001 부대 부대장을 13일 검찰에 고발했다.

37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청장 등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사실을 밝히면서 "경찰청장은 한미 FTA 반대 집회에서 일어난 경찰폭력에 대해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집회 탄압은 우발적 사고 아니라 계획된 것"

연석회의는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인권변호사' 후광을 내세우며 인권의 정치를 들먹였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은 한미 FTA에 관한 공론의 장을 배제했고 비판자들을 폭도로 낙인찍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민중들이 서야 하고 또 설 수 밖에 없는 자리는 헌법 21조가 가리키는 바대로 '거리'"라면서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지난 10일 집회를 불허하고 민주적 공론의 장을 빼앗아 갔다"고 밝혔다. 헌법 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같은 조 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연석회의는 "이미 이택순 청장과 김동민 차장이 경찰 폭력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지금까지 경찰의 집회 탄압은 단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계획된 탄압이었다"며 "값싼 사과가 아닌 즉각적인 책임자 사퇴와 처벌로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경찰이 △시종일관 허가가 아닌 신고 사항인 집회와 시위를 단지 시민불편과 폭력이 '예상된다'는 '경찰 자체적 판단'만으로 금지시키는 헌법 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점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버스, 비행기를 영장도 없이 가로막는 등 이동권을 제한한 점 △해산을 준비하는 시위자들을 물리력으로 밀어내고 차량 행렬을 유인하는 등 집회시위 자유에 대한 물리적 탄압 △신문방송사 기자들까지 폭력을 가하는 언론 자유를 탄압한 점 △표현의 자유를 유린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다음은 고발장의 내용 중 일부다.

피고발인 이택순의 직권남용

지난 10일 피고발인은 사람들이 서울 종로 등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 전북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앞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합원을 태운 버스 1대를 전경 버스 3대 등 경찰차로 앞뒤를 막아 이동을 막았다.

△ 전남 영광에서는 버스 5대로 출발하려는 농민들의 이동을 막고, 이들이 개별적으로 트럭을 타고 상경하려던 것조차 못하게 했다.

△ 강원도 화천에서는 시외버스를 타고 상경하려던 화천농민회 회장과 사무국장을 강제로 하차시킨 뒤 영장없이 연행했다.

△ 서울로 향하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소속 100여명의 노동자들을 국도에서 약 2개 중대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막았다.

△ 제주공항에서 집회에 참석하려는 70명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막았다.

△ 울산에서는 오전 9시경 집회참가를 위해 상경 중이던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탄 버스 2대를 고속도로상과 언양휴게소에서 포위하고 이동을 막았다.

피고발인 이택순 경찰청장, 홍영기 서울지방경찰청장, 김동민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성명불상의 1001 부대 부대장의 직권남용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의 경우 'FTA 시위 관계로 무정차 통과한다'는 방송만 한 이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해 사람들이 이 역에서 내릴 수 없게 했다.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는 지상으로 나 있는 지하철의 모든 입구를 막아 사람들이 장시간 이동할 수 없게 했다.

피고발인들의 폭행

△ 도로에 쓰러진 여학생의 머리를 잡아 끌어 넘어뜨렸다.

△ 집회에 참가한 할머니들에게 발길질을 하고 방패로 가격했다.

△ <경향신문> 박영흠 기자의 턱과 등을 경찰방패로 여러차례 가격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와 <한겨레> 최원형 수습기자의 머리를 곤봉으로 계속적으로 가격하고, <오마이뉴스> 최윤석 사진기자를 경찰방패로 집단 폭행했고, <연합뉴스> 기자 3명과 KBS 기자 5명을 폭행했다.

△ 행사 방송차량에서 내린 박모 씨의 손목에 수갑이 채우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폭행했다.

손괴

△ 시위단체의 방송차량 안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방송차량을 손괴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의 카메라를 손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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