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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은 '신화 속 국가'가 아니다"

고교 역사 교과서 개정…中·日의 역사 왜곡 의식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건국하였다고 한다."
  
  기존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32쪽에 실린 내용이다. 그런데 이 문장이 올해 신학기에 배포될 교과서에서는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의 기록에 따르면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하였다"로 바뀐다. "~하였다고 한다"가 "하였다"로 바뀐 것이지만 함의는 만만치 않다. 고조선을 더 이상 '신화 속 국가'로 취급하지 않고, 역사적 실체로 인정하겠다는 뜻이어서다.
  
  청동기 문화 전파 시점, 최대 천 년 앞당겨져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23일 "기존 교과서에 실린 한반도 청동기 보급 시기가 잘못됐다는 학계의 지적을 수용해 2007학년도 고교 역사교과서의 '고조선과 청동기 문화' 단원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정된 내용은 올해 신학기부터 바로 적용된다.
  
  고조선에 대한 기술 외에도 개정 교과서에서 바뀐 대목은 더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청동기 시대의 개막시기. 기존 교과서 27쪽에 있는 "신석기 시대를 이어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10세기경에, 만주 지역에서는 이보다 앞서는 기원전 15세기∼기원전 13세기경에 청동기 시대가 전개되었다"라는 부분이 바뀐다.
  
  같은 내용을 개정 교과서에서는 "신석기 말인 기원전 2000년경에 중국의 요령(랴오닝), 러시아의 아무르 강과 연해주 지역에서 들어온 덧띠새김무늬 토기 문화가 앞선 빗살무늬 토기 문화와 약 500년간 공존하다가 점차 청동기 시대로 넘어간다. 이 때가 기원전 2000년경에서 기원전 1500년경으로, 한반도 청동기 시대가 본격화된다"고 기술했다.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전파된 시점이 종전보다 최고 1000년 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또 청동기 문화가 전파된 시점을 다룬 부분에서 새로 추가된 내용도 있다. "고인돌도 이 무렵 나타나 한반도의 토착 사회를 이루게 된다. 청동기 시대에는 생산 경제가 그전보다 발달하고, 청동기 제작과 관련된 전문 장인이 출현하였으며, 사유재산 제도와 계급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내용이 그것.
  
  강원도 정선과 춘천, 홍천, 경기도 가평, 인천 계양구, 경남 진주 등지에서 최근 출토된 유물이 교과서 속의 새로운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교육부 국감 "고조선 건국, 전해들은 이야기처럼 쓰여 있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는 것은 단지 학술적인 성과의 축적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권의 요구도 작용했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지난해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건국하였다고 한다"라는 교과서 속의 문장을 문제 삼았다. 국감에서 논란이 된 내용이 이번에 바뀌는 셈이다.
  
  당시 정 의원은 이런 표현에 대해 "어디서 전해들은 이야기 형태로 쓰여 있다. (고조선 건국을 다룬)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은 우리 역사책이 아니란 말인가"라며 교과서 개정을 요구했다.
  
  이처럼 학계 외부에서 역사 교과서를 문제 삼는 배경에는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이 있다. 중국과 일본 등이 역사 교과서에서 고조선을 역사적 실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은 아예 교과서에 한(漢) 왕조의 강역을 한반도 중부까지 확대해 기술하는 등 동아시아 고대사를 둘러싼 한·중·일 3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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