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현승종)은 9일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표절 논란을 겪고 있는 이필상 총장의 거취에 대해 결정한다.
지난달 16일 이사회 간담회를 열고 이 총장을 불러 표절 논란에 대해 소명을 들었던 재단은 지난 5일 교수의회로부터 진상조사보고서를 받은 뒤 이사진과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총장의 표절 의혹에 대해 의견을 청취해 왔으며 이날 이사회 회의를 통해 이 총장의 거취를 결론 낼 방침이다.
이사회가 이날 회의를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사과를 요구하는 식의 가벼운 의견 제시에서부터 결의를 통한 이 총장의 해임 결정까지 다양하며 50여 일 진행돼 온 이 총장의 표절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단 관계자는 "학교 전체가 장시간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이사회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가능한한 오늘 회의를 통해 논란을 진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내부에선 이날 회의를 통해 재단이 이 총장에 대해 '유임'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논란 장기화에 따른 부담으로 이 총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하거나 재단이 해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대학의 한 교수는 "이사회에 다른 이사들의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이사는 없는 것 같다. 이사회가 이날 회의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한 뒤 최적의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이 총장에 다시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교내 다른 관계자는 "`음모론'이 표절 논란을 덮고 있기 때문에 표절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는 사태의 진화를 위한 용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이 총장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하거나 재단이 이 총장의 용퇴 쪽으로 판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단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이날 오전 이 총장은 교내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교수 총회를 주재하고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모두 1300여 명인 이 대학 교수 전체를 참가 대상으로 하는 이 회의는 매년 정례적으로 열리는 행사이지만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교수 총회에서 향후 4년간 대학을 이끌어갈 포부와 대학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는 한편 교수들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교수들은 회의에 불참하거나 회의에 참석, 이 총장이 `사퇴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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