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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선거 개시…KBS 소속 후보끼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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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선거 개시…KBS 소속 후보끼리 경쟁

KBS 노조 내부갈등 심화될 듯…두 후보 노선도 차이

제4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및 수석부위원장 선거 후보 등록이 7일 오후 6시에 마감됐다. 이번 선거에는 이례적으로 KBS 노동조합에서만 2명의 후보가 출마해 주목된다.

현상윤 후보(KBS 시사정보팀 PD)와 이준안 후보(KBS 라디오뉴스제작팀 기자)는 이날 각각 언론노조 위원장 선거에 후보등록을 마쳤다.

KBS 노조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후보단일화를 하려 노력했지만 두 사람 다 출마 결심을 확고히 밝혔다"며 "두 후보 모두 산별노조인 언론노조 조합원 자격으로 출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내부 후보단일화 실패…"단일화는 어불성설"

후보단일화를 둘러싸고 KBS 노조는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었다. KBS 노조는 지난달 25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언론노조 위원장 후보단일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 박승규 노조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KBS노조에서 복수의 후보가 출마하는 것을 옳지 않다"며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단일화 방법을 묻는 표결을 실시한 결과 두 후보가 동의할 경우 단일화를 한다는 의견이 16표였고 단일화를 강행하자는 의견은 14표로 나왔다.

이후 일찍부터 언론노조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였던 현상윤 후보는 "언론노조 위원장 선거에는 자유 출마할 것"이라며 단일화 제안을 거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중앙위원들 중에서는 "언론노조 산하 기관인 KBS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선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단일화는 실패했지만 KBS 노조 집행부는 사실상 이준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박승규 위원장은 이 후보를 지지하며, 노조 집행부도 위원장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위원장도 한 명의 조합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KBS 노조 내 다른 조합원들의 이견도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집행부가 조합비로 선거비용 등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인력 지원을 통해 이 후보를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 집행부의 이 같은 방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KBS 내에서도 후보 지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박승규 위원장의 후보단일화 제안이 내부 반대에 부딪힌 점에 대해서도 취임 초기 집행부 리더십에 타격을 줬다는 지적이다.

"한미 FTA, 공공기관법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

두 후보 가운데 현상윤 후보는 "자본 지배 및 관료적 통제에 대항하는 투쟁 전선을 만들어 언론의 공공성 영역을 강화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현 후보는 "방송통신융합, 공공기관법 문제, 한미 FTA 방송개방 저지"를 중점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현 언론노조는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여기에 내부동력이 쫓아가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며 "FTA를 반대하는 다른 세력과 연대의 틀을 유지하되 언론노조는 FTA와 연관된 언론계 현안들을 이슈화시켜 우리의 요구를 FTA 반대운동의 중심에 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안 후보는 "한미 FTA로 대변되는 자본과 외부공세에 대응해 언론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적극적으로 지켜내자는 것이 공약의 전반적인 취지"라며 "가장 시급한 건 한미 FTA 저지, 공공기관 독립 운영 복원, 지역신문 공적자금 확보 문제"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언론노조가 그동안 운영돼 오면서 대중의 정서와 분리된 측면이 있다"며 "사업장의 기반조직과 괴리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FTA 등 큰 틀에서는 두 후보의 공약에 큰 차이가 없지만 운동방식과 노선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 후보는 FTA 반대 운동에서 언론계 이슈를 운동의 중심에 놓자고 하는 반면 이 후보는 언론노조와 기반조직의 괴리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오는 26일까지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27일 언론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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