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화장만 고친 잡탕정당 될 것"

[토론회] 임종인 등 "우리당, 아예 없어지는 게 낫다"

22일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한 임종인 의원은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총회를 보면 한나라당과 똑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았다"며 "이런 잡탕정당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 한다. 통합신당을 하겠다지만 결국 화장만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당 김태홍, 이상민, 홍미영 의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였다.
  
  임 의원은 '참여정부·우리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과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한나라당과 똑같다면 국민들이 이회창 전 총재를 뽑았지, 왜 노무현 후보를 뽑았겠는가"라며 "지금 정부-여당의 실패로 국민들은 왼쪽으론 민주노동당, 오른쪽으로는 한나라당밖에 지지할 정당이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결국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면서 "제대로 된 중산층과 서민, 중소 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주축이 된 당의 후보가 대선에 나가야 한나라당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과거 청산의 법정에 끌려 나오지 않기를…"
  
  이날 토론회의 발표자들과 토론자들도 한 목소리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기득권을 옹호하는 관료들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3년 동안 직장도 포기하고 아파트값 거품을 빼 보려고 일했는데 빠진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뿐이었다"면서 "탈당을 하든, 신당을 하는 상관없다. 열린우리당은 아예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정치인과 관료는 특권을 이용해서 재벌만을 위한 정책을 만든다"며 "관료들은 국회의원, 특히 학교 다닐 때 돌이나 화염병만 던지던 사람이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천의 관료들이 만들어 준 것이 그대로 열린우리당의 정책이 됐다. 하지만 사실 관료들의 정책은 서민이 아닌 재벌을 위한 정책"이라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나도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했고, 그가 당선됐을 때 매우 좋아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나 부동산 문제로 과거 청산의 법정에 끌려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는 "한국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 재벌과 관료, 또 보수언론이 지배하는 사회"라며 "열린우리당이 정책정당이었다면, 그래서 당의 이념에 맞는 정책이 그 동안 쌓여 왔다면 관료들을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본인은 조화를 노린다며 개혁적인 인사들과 관료출신 인사들을 함께 기용했지만 결국 관료들에게 포섭되고 말았다"면서 "앞으로는 전직 경제 부총리가 없는 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노무현 정부가 경제적으로 실패한 정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관료들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라며 "관료들은 기득권 세력의 옹호자이자 그 스스로도 기득권 세력의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