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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스트레스 자살', 앞으로 산재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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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스트레스 자살', 앞으로 산재 못 된다"

민주노총 "산재법 개정안은 면피용"…정부에 의견서 제출

간호사들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윗 사람과의 업무상 갈등으로 폭력사태가 벌어져 부상을 입었을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전남대병원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한 간호사는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았다. 이 병원에서는 9개월 동안 4명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광주지방노동청이 이례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중인 산업재해보험법 개정작업이 마무리된 뒤에도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이 산재로 인정될까?
  
  "정부의 개정 취지는 '나이롱 환자 없애 적자 줄여보자는 것'"
  
  민주노총은 17일 지난해 12월 28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산재법 개정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산재법이 개정된다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해 정부가 입법예고한 산재법 개정안 가운데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제38조 2항이다.
  
  민주노총은 "개정안은 '고의·자해 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산업재해 인정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자살은 자해 행위로 판단할 여지가 있는 만큼 이번 개정안이 사실상 산재 인정의 폭을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김신범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위원은 "'나이롱 환자를 없애 적자를 줄여보자'는 것이 정부의 산재법 개정의 기본 취지이다 보니 이런 개정안이 나온 것"이라며 "42년 만에 개정되는 산재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산재환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법 개정 요구에 대한 '면피용'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재활급여제도 도입, 원직복귀 장치가 전제됐어야"
  
  민주노총은 "개정안이 모든 종합병원을 산재지정병원으로 적용하고 재활급여를 신설할 뿐만 아니라 소득이 낮은 노동자의 휴업급여율을 상향하겠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산재보험의 재정악화라는 현상에 매몰돼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던 재활급여제도의 도입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은 "원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전제가 됐어야 한다"며 "또 직업재활을 포함한 재활체계의 구축과 이를 위한 신설, 인력 등 공적 인프라의 확충 및 예산 확대에 대한 청사진 없이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노총은 또 골프장 경기보조원을 제외한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산재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도록 한 내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의 특고 노동자들에게 50%를 부담하도록 하면 사실상 산재보험 가입 자체를 거부할 확률이 높은 상황이므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고령자나 재요양이 필요한 경우 휴업급여를 감액해서 지급하기로 한 것도 산재법의 입법취지에 역행하는 규정이므로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견서 제출, 면담 요청, 1인 시위 등 전면개혁 위한 행동 나설 것"
  
  사실 민주노총이 비판하는 산재법 개정안은 노사정위원회 산재보험발전위원회의 합의안이다. 즉 내부 문제로 노사정위원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 대표 단체들이 합의한 법률 개정안인 것이다.
  
  당초 '산재보험제도개선협의회'에서 시작한 산재법 개정 논의가 노사정위원회로 이관된 것은 산재법을 특정 이해집단의 경제적 논리에 맞게 개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민주노총은 판단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민주노총은 이번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지속적인 산재법 개정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민주노총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마지막 날인 17일에 맞춰 노동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대한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우리의 요구를 전달할 것"이라며 "의견서 제출 및 면담 요청, 1인 시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과의 토론회 등을 통해서도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노동부에 대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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