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05년 10월 이중섭ㆍ박수근 화백 그림과 관련된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처리하면서 두 화백 그림 58점에 대해 "위작이 확실시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엔 당시 감정을 마친 58점 외에 압수된 2600여 점 전체 그림의 진위를 판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5일 "검찰이 압수한 이중섭ㆍ박수근 화백의 그림 가운데 혹시 진본이 섞여 있을지 몰라 전체 그림을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진위를 판단한 뒤 위작 주체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재작년 수사에서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 측이 보유한 두 화백의 그림 2740점 가운데 58점을 골라 서울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맡겼었다.
두 기관은 종이 탄소연대 측정과 안목ㆍ필적 감정을 거쳐 58점 모두를 위작으로 판단했고 검찰도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위작 판단 부분 수사를 일단락짓고 누가 위작을 유통시켰는지에 수사력을 모아 왔다.
재감정에는 ▲그림에 쓰인 안료의 미세량을 채취해 채색 연대를 밝히는 방법 ▲화지 절단면의 산화 정도를 측정해 종이 제작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 등 재작년 수사 때 사용되지 않았던 새 방법이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약 2개월에 걸친 재감정 작업이 마무리되고 감정 결과 위작으로 판명되는 그림은 모두 폐기처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이들 압수 그림들을 검찰청이 아닌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 보관해 왔다.
검찰은 재감정 작업이 끝난 뒤 위작 주체와 위작 유통 경로 등을 수사할 예정이나 그림 확보 경로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중섭 화백의 아들 태성 씨가 일본에서 귀국하지 않고 있는 점이 수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섭 그림 위작 사건'이란? 2005년 3월 이중섭 화백의 아들 태성 씨가 부친의 50주기 기념 사업을 맞아 서울옥션에 부친의 작품 8점의 판매를 의뢰해 4점을 낙찰받았으나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이 작품을 모두 위작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때마침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소장한 이중섭ㆍ박수근 화백 그림 수백 점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됐다. 감정협회와 이태성ㆍ김용수 씨 측이 대립하며 맞고소했고 검찰은 두 사람이 제출한 그림 58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울대 기초과학교육연구공동기기원, 국립현대미술관에 감정을 의뢰해 모두 가짜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나머지 작품들이 유통되지 못하게 김 씨가 소유한 두 화백 그림 2740점을 압수했다. 이ㆍ김 씨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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