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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신뢰회복 위해 '이중섭 위작 수사' 끝장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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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신뢰회복 위해 '이중섭 위작 수사' 끝장 봐야

<기고> 검찰의 엄정한 2차수사를 촉구하며

지난 7일 검찰은 논란이 됐던 이중섭 작품 39점,박수근 작품 19점 등 총 58점을 위작으로 판정했다. 하지만 위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두 화가의 작품 2740점을 압수해 놓고도 검찰이 이들에 대한 진위 여부는 가리지 않아 아직 이중섭, 박수근 작품의 진위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위조범도 잡히지 않았다.

미술계는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되는 미술품 진위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이 투명하고 확실하게 종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연 앞으로 검찰이 이 희대의 미술품 사기극을 파헤치는 데 있어 어느 부분에 역점을 둬야 할지 <프레시안>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미술품감정협회 감정위원이자 명지대 예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최명윤 씨가 보내온 글을 소개한다.

광복 이후 최대의 미술품 사기 사건으로 지목되는 이번 사건이 과학적 검증을 통해 포괄적으로 파헤쳐져 다시는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 미술계의 일그러진 관행과 구조를 바로잡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를 잡기는 힘들리라는 것이 미술계 안팎의 뜻있는 이들의 지적이다. <편집자>

***이중섭-박수근 사건, 희대의 미술품 사기극으로 인식해야**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 서양화분과 감정위원들은 본연의 임무인 감정 의뢰된 그림의 진위판정에 사심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정을 다했다. 개인적 소견이 아닌 사단법인체에 의해 위촉된 감정위원으로서 내린 정당한 판정결과가 터무니없는 고소사건으로 변질돼 7개월 동안 수많은 고초를 겪어 왔다.

이런 어려움은 미술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조그마한 희망으로 피의자 신분을 감수하면서 검찰의 조사에 임해 왔으나 검찰 발표에서는 조사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정황적 근거, 실제적 증거, 과학적 입증자료 등은 물거품이 되고 다만 명예를 훼손한 고소사실에 대해서만 협의 없음의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은 고소인 이태성, 김용수의 소장 그림을 위품으로 판정한 감정협회 감정위원들이 고소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는가를 판정하는 명예훼손 사건이 아니며, 위조그림이 유족소장품으로 둔갑돼 유통된 대한민국 사상 초유의 미술품 사기사건으로 인식되고 수사되어야 한다.

***이태성, 김용수 등이 각각 소장한 작품 비교분석 해야**

검찰은 중간수사발표에서 2740점에 달하는 위조그림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를 소장한 김용수와 전시준비위원회의 면면과 이들로부터 그림을 넘겨받아 놓고서도 "유족이 50년 동안 소장했다"고 주장하는 이태성과 감정협회의 위작판정, 미술계 인사들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족의 소장품은 진품'이란 논리로 판매를 강행한 서울옥션 관계자들의 정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실제적인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2004년 12월에서 2005년 1월 30일까지 이중섭-박수근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 SBS, 이태성, 유자효, 마크 핫도리가 추진한 다큐멘터리 제작과 전시기획 과정에서 SBS가 촬영한 도상 약 240점과 이태성이 50년 동안 소장했다는 150점의 미발표작 및 김용수가 소장하고 있다는 2740점의 그림을 비교분석하면 모든 행위가 손쉽게 규명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결정적 물증인 이태성이 소장하고 있다는 150점의 그림은 실체는 고사하고 사진도상조차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조사방법은 외압에 의한 사건축소의 의구심마저 들게 하는 수사로 여겨진다.

위조 그림의 존재는 위조 그림 그 자체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조 그림이 유통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소장자들로부터 미술계가 불신당하고 외면당한다는 사실에 있다. 지금까지 위조 그림의 유통에는 직간접적으로 일부 화상(畵商)이 개입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투명하고 정직하지 못한 유통구조가 존재하는 한 불신은 커지고 그 불신 때문에 공신력이 실추돼 미술시장의 침체는 계속될 것이다.

***여론몰이 중단하고 감정협회의 과학적 근거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라**

지금까지 감정협회의 감정위원들은 김용수와 이태성 및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검찰에 제시한 수사 촉구에 의해 수십 차례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의 모든 신문에 대해 완벽한 해명과 반증을 통해 고소인들의 주장이 허위이며 날조되고 조작되었음을 입증했다. 또한 김용수와 이태성이 그림을 주고 받았으며 그 그림 중 일부가 서울옥션에서 판매되었다는 것을 실증과 과학적 방법으로 검찰에서 입증했다. 이제 더 이상 소모적인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감정협회가 입증한 위조그림이라는 과학적 근거에 대한 반론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서울옥션이 이중섭 유족(마사꼬)의 집에서 인수해 왔다는 8점의 이중섭 작품이 검찰에 의해 위조그림으로 판정됐다. 어떻게 유족의 집에 걸려 있던 그림들이 위조그림으로 판정될 수 있는가? 이 8점에 대한 인수경위와 판매절차를 명확하게 밝히고, 4월 22일 당시 서울옥션의 대표인 이호재가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게 억지주장을 한다고 증거물로 제시한 <물고기와 아이> 원화의 출처를 분명하게 밝히기를 촉구한다.

***이태성 소장 이중섭 그림 150점 공개하고 진위 따져야**

이태성은 이미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에서 그가 서울옥션에 판매 의뢰했다는 그림 8점은 위조그림으로 밝혀졌다. 유족이 소장한 그림을 어떻게 위품으로 판정할 수 있느냐는 주장은 이미 그 정당성을 잃고 말았다. 본인이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아버지의 그림 150점을 공개하고 그 그림들에 대한 진위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김용수와 '이중섭 박수근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는 지금까지 미술계에서 공인된 이중섭 400여 점과 박수근 500여 점의 작품 이외에 본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압수한 두 작가의 그림 2740점의 출처 및 소장 경위와 진품이라는 과학적 증거를 입증하여 국민의 불신을 풀어야 할 것이다. 이래야만 미술시장이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위작 때문에 빚어진 공신력의 실추로 일어난 미술경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갈 것이다. 그러나 실체를 밝히는 노력은 힘없는 작은 단체인 감정협회의 힘만으로는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범미술계 및 언론의 관심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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