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으로부터 계약해지 당한 사람들로 구성된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는 "줄기차게 복직 요구를 해 온 우리를 외면하고 회사가 신규채용 공고를 낸 것은 황당하다"며 "영업인력이 필요하다면 복직 요구하는 해고자부터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각자 개인사업자등록을 통해 삼성에스원의 무인경비기기 '세콤'을 판매해 온 특수고용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8월 회사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4개 월 동안 1인 시위, 대형 간판 농성, 한강 횡단 등을 벌이며 싸우고 있다.
이런 논란 가운데 삼성에스원은 지난달 24일 전국의 본부에 총 25명의 영업 인턴 사원을 채용했다. 이어 회사는 지난 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세콤의 고객발굴과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 경력직 사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고된 영업 경력직은 자사 정규직으로 회사는 이 공고문에서 자격조건으로 '해당분야의 경력이 3년 이상인 자로 동종업계 영업직 근무 경험자를 우대한다'고 적었다.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가 반발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경력자를 채용할 계획이 있으면 지난 8월 서울남대문경찰서의 질의회시 내용으로 '불가피하게' 계약해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부터 복직시켜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는 것이다.
에스원 측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대량해고 문제가 알려진 지난 10월 20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관할 경찰서에서 계속 영업전문직을 사용하면 회사와 개인 모두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통보해 와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영업직 인력이 필요하다면 회사측 잘못으로 강제 해고된 영업전문직들 가운데 복직을 원하는 사람들을 당연히 우선 채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해 삼성에스원 홍보팀의 배홍건 과장은 "이번 채용에서 지난 번에 계약해지된 사람들을 배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채용 과정에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배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노동자연대의 원영기 씨는 "회사의 얘기를 어떻게 믿냐"며 "정말 회사가 우리에 대한 채용을 보장해 줄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정식으로 통보를 해 와야 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이번에 경력직으로 채용될 인원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노동자들이 회사측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20명이 남아 있는 노동자연대는 "이번 채용으로 전원의 고용을 보장해 줄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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