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금 당장 평화를 빼앗긴 이들의 고통 어린 절규에 응답하는 사람들은 이를 외면하는 사람들에 비해 늘 소수였다. 이 소수를 다수로 늘려가는 것, 모든 이들이 평화를 보장받기 위한 궁극적인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은 너무 더딘 반면, 지구 곳곳에선 쉼 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떤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화의 배'라는 2006 피스앤그린보트(Peace & Green Boat)에 오르며 질문을 던져 본다. "난 이 여행과 평화의 연관 고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2006 피스앤그린보트는 12일 밤 부산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홍콩, 베트남 할롱베이, 필리핀 수빅을 거쳐 26일 부산항으로 돌아온다. 일본의 '피스보트'와 한국의 '환경재단'이 공동주관하는 피스앤그린보트는 올해가 두 번째 출항이다.
한,일 양국의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아시아의 주요 지역을 함께 돌아보며 역사,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생각하고 그 대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첫 출항했던 이 배는 2014년까지 10년 동안 항해를 계속할 예정이다.
피스보트란? 지난 1982년 첫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이듬해 몇몇 일본 대학생들이 직접 현지에 가서 보고 듣고 이야기하면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NGO. 일본 도쿄에 본부가 있고, 아프리카·동남아시아·중앙아메리카·라틴아메리카·유럽 등에 지부가 있다. 세계의 평화와 화해, 인권 증진,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개발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피스보트'는 현재까지 40여 차례 출항했으며, 총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승선했다. '피스보트'를 탄 이들이 3개월간 세계 일주를 하면서 반전·평화·인권·환경문제 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하는 게 이 여행의 목적이다. 세계의 주요 현안과 문제점을 따져보는 각종 강연회 등 여러 가지 선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거쳐 가는 항구에서는 반전 평화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현장 활동도 계획되어 있다. 승객들은 직접 가두시위나 집회에 참석하기도 한다. |
산골학교 아이들부터 기업 CEO까지
2006 피스앤그린보트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300명이 탄다. 이번 한국 측 참가자 중에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전북 임실 덕치초등학교 아이들. '섬진강 시인'인 김용택 시인이 재직하고 있는 이 학교 전교생과 교사 46명이 환경재단의 초청으로 이 배를 탄다.
또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총장, 구자상 부산 환경연합 대표, 소설가 이윤기·은희경·전성태·정영문·천운영 씨, 영화감독 변영주 씨, 화가 임옥상 씨, 배우 유인촌 씨, 조동성 서울대 교수,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등도 게스트로 승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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